민주노총 주요 연맹 별 비정규기금 납부율
민주노총 작년부터 ‘50억 모금운동’
현대차 등 동참안해 실적 30% 고작
현대차 등 동참안해 실적 30% 고작
“대기업 노조가 비정규직 등 더 낮은 곳을 바라보지 않고 자기문제에만 집중하는 경향이 더욱 강해지고 있다. ‘윗물’이 고여 썩어가고 있는 것 같다.”(오민규 민주노총 전국비정규직노조연대회의 기획국장)
민주노총이 지난해 2월 비정규조직 활동가 양성 등을 위해 시작한 ‘비정규기금 50억 모금운동’에 현대자동차 노조 등 대기업 노조들이 관심을 보이지 않고 있다. 이에 ‘대기업노조의 정규직 이기주의’가 다시 비판의 도마에 오르고 있다.
25일 민주노총의 비정규기금 납부 통계를 보면, 애초 50억원 모금 목표였던 비정규기금 모금 실적은 현재 15억2천만원(납부율 30.3%)에 그치고 있다. 민주노총은 지난해 2월말 대의원대회에서 59만5천명의 전체 조합원들이 1인당 1만원씩 내어 지난해말까지 50억원의 비정규기금을 만들기로 결정했으나, 저조한 모금 실적 탓에 기한을 올해 말로 1년 연장했다.
납부 실적을 따져보면, 저조한 실적의 주 원인은 ‘나 몰라라’하는 대기업 노조에 있음이 드러난다. 민주노총의 거대 단위조직으로 재정형편도 가장 좋은 현대차(4만3000명)·기아차(2만7000명)·쌍용차(5500명)·대우조선(7000명)·현대미포조선(2923명)·두산중공업(2411명) 노조 등이 2년째 비정규 기금 모금에 나서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이들 노조는 민주노총 대의원대회 결의는 물론 주변의 ‘비난’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기금확보 결의도 하지 않고 있다.
거대사업장이 많은 공공연맹과 사무금융연맹 쪽도 마찬가지다. 서울지하철(9204명)·서울도시철도(5472명)·엘지카드(2113명)·대한생명(2031명)·한국은행(1341명) 노조도 지금까지 비정규기금을 한 푼도 내지 않았다.
연맹 별로 보면 여성연맹·병원연맹·서비스연맹 등이 50% 이상의 납부율을 보였고, 금속연맹·공공연맹·전교조·사무금융 등은 납부율이 저조하다.
민경민 금속산업연맹 교선실장은 “대기업 노조들이 개별노조의 현안 탓에 (비정규기금에) 신경을 쓰지 못한 측면도 있지만, 단위노조 집행부들이 분명하게 결단했어야 하는데 의지가 부족했다”고 말했다.
우문숙 민주노총 대변인은 “비정규기금 모금 뿐만 아니라 다른 민주노총 대의원대회 결정 사항에 대한 집행력도 전체적으로 떨어지고 있다”며 “대기업 노조들이 비정규기금 모금 결정이 나온 지 2년이 가까워지도록 모금 결의조차 하지 못한 것은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김소연 기자 dandy@hani.co.kr
김소연 기자 dand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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