쫓겨나는 노동부 장관 / 이상수 노동부 장관이 11일 오후 서울 서소문동 올리브타워에서 열린 ‘비정규직법 대토론회’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던 중 기륭전자, 코스콤, 이랜드, 뉴코아 등 비정규직 노조원들이 항의시위를 벌이자 단상에서 내려가고 있다. 박종식 기자 anaki@hani.co.kr
“누구를 위한 법이었나” 해고 노동자들 항의 시위로
홈에버 등 노조원 50여명
법안폐지 요구 기습 농성
공권력 투입 39명 연행돼 “80만원 받으려고 어깨가 내려앉는 고통을 느끼면서도 열심히 일했는데, 해고된 지 3개월째다. 누구를 위한 법이었나?”(뉴코아 노조원) “노동부도 검찰도 불법파견이라 했지만, 나는 아직 공장 안에 발도 들여놓지 못하고 있다. 불법사업주는 되레 사업만 잘하고 있지 않냐.”(기륭전자 노조원) 11일 비정규직법 시행 100일을 맞아 열릴 예정이었던 ‘노사정 대토론회’가 비정규직법 시행을 전후해 해고당한 노조원들의 항의 시위로 무산됐다. 이날 오후 경제사회발전노사정위원회는 서울 중구 서소문동 올리브타워 20층 회의장에서 양대노총과 한국경영자총협회, 노동부 관계자 등이 참석한 가운데 ‘비정규직 고용개선 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를 열었다. 그러나 오후 2시께 토론회가 시작되자, 회의장에는 홈에버와 뉴코아, 코스콤, 기륭전자 등 장기 파업중인 비정규직 노조원 50여명이 들어섰다. 이들은 회의장 곳곳에 파업과 농성 사진, ‘법이 아닌 마음을 열고, 비정규직의 피맺힌 통곡을 들어주세요’라고 쓰인 현수막 등을 내걸었다. 이어 인사말에 나선 이상수 노동부 장관이 “비정규직 보호와 노동시장 유연화라는 두 가치를 조율해 만든 이 법안은 노사 모두 불만을 가질 수 있으나 …”라고 말문을 열자, 장내 분위기는 곧바로 험악해졌다. 흥분한 노조원들이 연단으로 달려 나가 이 장관을 둘러싼 채 구호를 외치며 연설을 중단시켰다. 비정규직 계산원으로 일하다 해고됐다고 밝힌 뉴코아 노조원은 “과천 청사를 찾아가도, 서울지방노동청을 점거해도 노동부 장관을 만날 수 없었다”며 “비정규직을 보호해 줄 능력이 없으면, 장관직에서 물러나야 하는 것 아니냐”고 외쳤다. 이 장관은 출동한 경찰 100여명의 보호 속에 건물을 나설 때까지 1시간30분 가량 비정규직 노조원들에 둘러싸여 회의장을 빠져 나가지 못했다. 이들 노조원 가운데 39명은 이 장관이 빠져나간 뒤 경찰에 업무방해 혐의로 연행돼 조사를 받았다. 앞서 노사정위는 비정규직 노조원들의 항의시위로 이 장관의 연설이 중단된 지 1시간여 뒤 토론회를 취소했다.
이 장관은 오후 4시께 토론회장을 빠져 나가면서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입장을 이해할 수는 있지만, 이런 태도와 방식은 곤란하다”며 “오늘 같은 사태가 재발하지 않도록 충분한 대화와 논의를 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노조원들의 면담 요구에 대해서도 “지금까지 노동단체에서 요청한 면담 요구를 거부한 적은 한 번도 없다”며 “정당한 절차를 발아서 면담 요청을 해 오면 대화하겠다”고 말했다. 황보연 기자 whynot@hani.co.kr
법안폐지 요구 기습 농성
공권력 투입 39명 연행돼 “80만원 받으려고 어깨가 내려앉는 고통을 느끼면서도 열심히 일했는데, 해고된 지 3개월째다. 누구를 위한 법이었나?”(뉴코아 노조원) “노동부도 검찰도 불법파견이라 했지만, 나는 아직 공장 안에 발도 들여놓지 못하고 있다. 불법사업주는 되레 사업만 잘하고 있지 않냐.”(기륭전자 노조원) 11일 비정규직법 시행 100일을 맞아 열릴 예정이었던 ‘노사정 대토론회’가 비정규직법 시행을 전후해 해고당한 노조원들의 항의 시위로 무산됐다. 이날 오후 경제사회발전노사정위원회는 서울 중구 서소문동 올리브타워 20층 회의장에서 양대노총과 한국경영자총협회, 노동부 관계자 등이 참석한 가운데 ‘비정규직 고용개선 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를 열었다. 그러나 오후 2시께 토론회가 시작되자, 회의장에는 홈에버와 뉴코아, 코스콤, 기륭전자 등 장기 파업중인 비정규직 노조원 50여명이 들어섰다. 이들은 회의장 곳곳에 파업과 농성 사진, ‘법이 아닌 마음을 열고, 비정규직의 피맺힌 통곡을 들어주세요’라고 쓰인 현수막 등을 내걸었다. 이어 인사말에 나선 이상수 노동부 장관이 “비정규직 보호와 노동시장 유연화라는 두 가치를 조율해 만든 이 법안은 노사 모두 불만을 가질 수 있으나 …”라고 말문을 열자, 장내 분위기는 곧바로 험악해졌다. 흥분한 노조원들이 연단으로 달려 나가 이 장관을 둘러싼 채 구호를 외치며 연설을 중단시켰다. 비정규직 계산원으로 일하다 해고됐다고 밝힌 뉴코아 노조원은 “과천 청사를 찾아가도, 서울지방노동청을 점거해도 노동부 장관을 만날 수 없었다”며 “비정규직을 보호해 줄 능력이 없으면, 장관직에서 물러나야 하는 것 아니냐”고 외쳤다. 이 장관은 출동한 경찰 100여명의 보호 속에 건물을 나설 때까지 1시간30분 가량 비정규직 노조원들에 둘러싸여 회의장을 빠져 나가지 못했다. 이들 노조원 가운데 39명은 이 장관이 빠져나간 뒤 경찰에 업무방해 혐의로 연행돼 조사를 받았다. 앞서 노사정위는 비정규직 노조원들의 항의시위로 이 장관의 연설이 중단된 지 1시간여 뒤 토론회를 취소했다.
이 장관은 오후 4시께 토론회장을 빠져 나가면서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입장을 이해할 수는 있지만, 이런 태도와 방식은 곤란하다”며 “오늘 같은 사태가 재발하지 않도록 충분한 대화와 논의를 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노조원들의 면담 요구에 대해서도 “지금까지 노동단체에서 요청한 면담 요구를 거부한 적은 한 번도 없다”며 “정당한 절차를 발아서 면담 요청을 해 오면 대화하겠다”고 말했다. 황보연 기자 whyno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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