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정규직 노동자 추이
통계청 경제인구 부가조사
총인원 감소 불구 ‘고용의 질’ 더 나빠져
임금도 정규직 6% 올랐는데 외려 하락 비정규직 노동자 수는 지난해보다 조금 줄었지만, 이 가운데서도 노동조건이 더 열악한 시간제나 용역·파견 노동자는 오히려 늘고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임금 격차가 더 벌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29일 통계청이 발표한 2008년 3월 ‘경제활동인구 부가조사’ 결과를 보면, 비정규직 노동자는 563만8천명으로 1년 전 577만3천명에서 13만5천명(2.3%)이 줄었다. 전체 임금노동자 가운데 비정규직의 비중도 35.2%로 지난해 3월보다 1.5%포인트 줄었다. 정규직 노동자는 39만8천명 늘어난 반면, 비정규직 가운데 계약기간이 정해져 있는 기간제 노동자가 32만1천명 줄었기 때문이다. 특히 경기 영향을 많이 받는 건설업, 도소매·음식숙박업과 100인 미만 사업장 등에서 기간제 노동자가 많이 줄었다.
■ ‘열악한’ 일자리 늘어 그러나 노동조건이 ‘더 열악한’ 시간제 노동자는 6만9천명(5.6%), 용역·파견·일일호출 노동자 등은 8만6천명(3.8%)이 늘었다. 노동부 관계자는 “경기 악화 우려로 중소기업 등이 채용을 꺼리거나, 정규직으로 전환해야 하는 부담이 없는 임시·일용직을 주로 채용했기 때문”이라며 “비정규직법 때문에 기업들이 채용을 줄였다기보다는 경기 영향이 큰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은수미 한국노동연구원 박사는 “기간제 노동자 가운데 일부가 정규직화하는 등 비정규직법 효과가 어느 정도 나타났지만, 파견·용역·일일호출 노동자 등 취약층은 여전히 보호받지 못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김유선 한국노동사회연구소 소장은 “기업들이 기간제 노동자와 계약을 해지하고, 필요한 인력을 호출근로나 파견·용역으로 대체하는 등 비정규직법의 허점을 악용하고 있는 것”이라고 풀이했다.
비정규직 노동자 수 통계와 관련해서도 김 소장은 “노동계의 추정 방식으로 하면 3월 현재 비정규직 규모는 869만명으로 추산되며, 이는 지난해 8월보다 8만명 가량 늘어난 것”이라고 분석했다. 노동계와 노동 관련 연구기관 등은 통계청이 정규직으로 분류하는 ‘장기 임시근로’를 비정규직에 넣어 집계하므로, 비정규직 규모에서 정부 추정치와 300만명 가량 차이가 난다.
■ 정규직과 임금 격차 더 벌어져 임금 등 ‘고용의 질’은 더 나빠졌다. 비정규직 노동자의 올해 1~3월 월평균 임금은 127만2천원으로, 정규직 임금 181만1천원의 60.5% 수준이었다. 지난해 64.1%보다 더 벌어진 것이다. 정규직은 1년 전에 견줘 6.0% 올랐지만, 비정규직은 0.1% 줄었다. 이는 언제 계약이 해지될지 모르는 ‘저임금’의 비기간제 노동자가 늘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비기간제 노동자의 월평균 임금은 지난해에 견줘 15.6%나 떨어져 124만4천원에 그쳤다. 파견·용역·일일호출 노동자들의 평균 임금은 9% 가량 오르긴 했지만 119만1천원이었고, 기간제 노동자의 임금은 6.6% 오른 152만4천원이었다. 시간제 노동자의 평균 임금은 정규직의 26.5%인 고작 55만8천원에 그쳤다. 이번 통계청 조사 결과는 오는 7월 비정규직법 시행 1년을 앞두고 비정규직법의 입법 효과와 재개정 방향 등을 둘러싸고 벌어질 논쟁에서도 중요한 근거 자료로 활용될 것으로 보인다. 황예랑 기자 yrcomm@hani.co.kr
임금도 정규직 6% 올랐는데 외려 하락 비정규직 노동자 수는 지난해보다 조금 줄었지만, 이 가운데서도 노동조건이 더 열악한 시간제나 용역·파견 노동자는 오히려 늘고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임금 격차가 더 벌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29일 통계청이 발표한 2008년 3월 ‘경제활동인구 부가조사’ 결과를 보면, 비정규직 노동자는 563만8천명으로 1년 전 577만3천명에서 13만5천명(2.3%)이 줄었다. 전체 임금노동자 가운데 비정규직의 비중도 35.2%로 지난해 3월보다 1.5%포인트 줄었다. 정규직 노동자는 39만8천명 늘어난 반면, 비정규직 가운데 계약기간이 정해져 있는 기간제 노동자가 32만1천명 줄었기 때문이다. 특히 경기 영향을 많이 받는 건설업, 도소매·음식숙박업과 100인 미만 사업장 등에서 기간제 노동자가 많이 줄었다.
■ 정규직과 임금 격차 더 벌어져 임금 등 ‘고용의 질’은 더 나빠졌다. 비정규직 노동자의 올해 1~3월 월평균 임금은 127만2천원으로, 정규직 임금 181만1천원의 60.5% 수준이었다. 지난해 64.1%보다 더 벌어진 것이다. 정규직은 1년 전에 견줘 6.0% 올랐지만, 비정규직은 0.1% 줄었다. 이는 언제 계약이 해지될지 모르는 ‘저임금’의 비기간제 노동자가 늘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비기간제 노동자의 월평균 임금은 지난해에 견줘 15.6%나 떨어져 124만4천원에 그쳤다. 파견·용역·일일호출 노동자들의 평균 임금은 9% 가량 오르긴 했지만 119만1천원이었고, 기간제 노동자의 임금은 6.6% 오른 152만4천원이었다. 시간제 노동자의 평균 임금은 정규직의 26.5%인 고작 55만8천원에 그쳤다. 이번 통계청 조사 결과는 오는 7월 비정규직법 시행 1년을 앞두고 비정규직법의 입법 효과와 재개정 방향 등을 둘러싸고 벌어질 논쟁에서도 중요한 근거 자료로 활용될 것으로 보인다. 황예랑 기자 yrcom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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