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지하철 역사를 청소하는 미화원 이아무개씨는 지난해 7월 급여 108만3천원을 받았고, 올해 5월에도 108만3천원을 받았다. 급여 명세서의 총액은 같지만, 내역은 확 바뀌었다. 지난해 70만원이었던 기본급은 올해 88만원으로 올랐으나, 조정수당(21만원), 식대(5만원) 등 각종 수당이 사라졌다. 회사는 기본급을 올려 최저임금을 지킨 사업장에 들었다. 하지만 이씨는 4대 보험료가 올해 오르는 바람에 실수령액이 5만원 가량 줄었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한국노동조합총연맹, 참여연대 등 24개 노동·시민사회단체가 참여한 ‘최저임금연대’는 29일 서울 종로구 참여연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저임금 노동자들의 생계를 보장하려면 2009년 주 40시간 기준의 한 달 최저임금을 99만4840원으로 인상할 것”을 촉구했다. 최저임금연대는 “올해 최저임금인 78만7930원은 1분기 도시노동자 3인 가구 생계비인 298만2133원의 26.4%에 그치는 것이며, 평균 임금의 36.5%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이 단체가 2009년 최저임금으로 제시한 99만4840원은 2007년 평균 임금인 199만1519원의 50%이며, 올해 최저임금에서 26.3% 올린 금액이다. 2009년 최저임금은 오는 6월께 최저임금위원회에서 심의될 예정이다.
재계가 ‘복리후생비를 최저임금에 넣자’고 요구하는 것에는 “최저임금은 올려도 실제 임금은 한 푼도 안 올릴 수 있다”며 강하게 반대했다. 최저임금연대는 “최저임금 자체가 낮은 현실에서 가족·식사 관련 수당, 출·퇴근 교통 수당 등을 최저임금에 넣는 것은 ‘최저한의 생활 보장을 도모한다’는 법 취지에 정면으로 위배된다”고 주장했다.
최원형 기자
circle@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