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오후 경기 평택항 부두 진입로에 운송 작업을 거부 중인 화물연대 조합원들의 화물차가 길가에 늘어서 있다. 평택/김진수 기자 littleprince@hani.co.kr
전국운수산업노동조합 화물연대가 13일 총파업을 벌이기로 한 가운데 경북·전남·광주 등 곳곳에서 화물연대 지부들이 잇따라 조기 파업에 들어갔다. 한국노동조합총연맹 소속 레미콘·굴착기 등의 운전기사들도 유가 폭등에 항의해 16일 파업할 것임을 선언해, 물류 차질 우려가 커지고 있다.
화물연대 포항지부 조합원 750여명은 11일 오전 6시 파업에 들어갔다. 박경무 포항지부 사무부장은 “교섭 공문을 보낸 18개 화주·운송업체 가운데 두 업체만 교섭에 나와 결렬되자, 조합원들이 조기 파업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포항지역은 포스코 등의 하루 물동량만 4만5천여t에 이른다. 이번 파업에 상당수 비조합원들도 동참할 것으로 보여, 장기화하면 포항철강 공단의 물류 차질이 우려된다.
화물연대 전남지부는 12일 0시 조합원 1천여명이 파업을 시작했다. 여수 국가산업단지, 광양 컨테이너 부두, 광양제철, 순천 하이스코 등 업체들의 물류 운송에 차질이 빚어질 것으로 보인다. 광주지부는 지난 10일 삼성로지텍 지회 조합원들이 파업에 들어가, 이미 물류 운송량 감축이 나타나고 있다.
사흘째 파업 중인 화물연대 울산지부 현대카캐리어 분회는 이날 현대자동차 차량 운송업체인 글로비스 등 5개 회사 대표들과 첫 협상에 나섰으나,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글로비스 쪽은 직영 운전사 등 70여명을 동원해 비상 수송을 했으나, 평소 운송차량 1000여대 가운데 500∼600대 가량은 운행하지 못했다.
또 레미콘·굴착기 등의 운전기사 8천여명이 가입한 한국노총 전국건설·기계노동조합은 11일 “현실적인 유가 보조가 이뤄지지 않으면 16일 총파업에 들어가겠다”고 밝혔다. 노조는 16일 대전·충남 지역에서 시작해 경기·인천, 부산·경남 등으로 확산해 전국적인 파업을 벌일 방침이다.
건설·기계노조는 “정부가 고유가 대책에서 건설기계 노동자들은 제외해 생존권을 위협당하고 있다”며 “정부는 ‘건설업체가 경유를 공급하기 때문에 유가 환급 대상이 아니다’라고 설명하는데, 실제 공사 현장에서는 건설기계 노동자들이 대부분 기름값을 부담한다”고 밝혔다. 노조 쪽은 기름값이 치솟아 차량을 운행할수록 적자인데다, 차량 할부금 등 비용 때문에 노동자들이 숨 쉬기조차 어려울 지경이라고 밝혔다.
앞서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건설노조 덤프트럭·레미콘 노동자 1만8천여명도 16일 총파업을 벌이겠다고 선언했다. 황예랑 기자, 전국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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