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개월새 13명 사망 뒤이어…대책위, 유해물 연관성 조사 촉구
16개월 사이 노동자 13명이 심장질환 등으로 잇따라 숨져 작업장 유해물질 때문이 아니냐는 논란이 일어 온 한국타이어에서 노동자 한 명이 또 숨진 사실이 뒤늦게 드러났다.
15일 한국타이어 등의 말을 종합하면, 한국타이어 금산공장에서 일하던 협력업체 ㅈ사 직원 김아무개(50)씨가 지난 3월 폐가 굳어 호흡에 곤란을 겪는 폐섬유증으로 입원해 투병하다 지난달 2일 숨졌다.
한국타이어 쪽은 “김씨는 생산라인이 아닌 완제품 타이어를 보관하는 창고에서 관리 업무를 했기 때문에 유기용제 등에 노출될 일이 없었다”고 밝혔다.
그러나 한국타이어 유기용제 및 유독물질 중독 피해자 대책위원회는 “완제품 보관 장소에서도 중금속을 사용해 만들어진 타이어의 분진이 날릴 수 있다. 김씨처럼 창고에서 일하던 물류과 직원 가운데 병을 얻거나 숨진 이가 여러 명”이라며 유해물질 노출로 숨졌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김씨가 일하던 창고는 타이어 제조공정 끝에 이어져 있으며, 자동화 시스템으로 타이어 완제품을 분류·보관하는 작업이 이뤄지는 곳이다.
임종환 인하대 교수(산업의학)는 “타이어에서 날리는 분진이나 그 속에 들어 있는 중금속 등이 폐질환을 유발했을 수 있다”며 “폐 조직검사로 김씨의 죽음과 공장에서 쓰는 물질 사이에 연관성이 있는지 살펴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책위원회는 “한국타이어의 유해물질 사용과 노동자의 질환·사망과의 연관성이 면밀하게 조사되지 않아 김씨와 같은 노동자가 죽어가고 있다”며 전면적 역학조사 실시를 촉구했다.
지난 2월 한국산업안전보건연구원은 한국타이어 노동자들에 대한 역학조사를 벌여 “유기용제가 돌연사의 원인일 가능성이 낮지만, 노동자들의 건강에 영향을 전혀 끼치지 않았다는 말은 아니다”고 밝힌 바 있다. 당시 자문으로 참여했던 노상철 단국대 교수(산업의학)는 “현장에는 가 보지도 못했다”며 조사가 면밀하지 못했음을 지적한 바 있다.
최원형 기자 circle@hani.co.kr
최원형 기자 circl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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