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사 1조직’ 한달새 13곳 늘어…대규모 사업장 여전히 외면
경제위기 속에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먼저 희생양으로 떠밀리고 있는 가운데, 정규직 중심의 노동조합에 비정규직이 가입해 함께 뭉치는 움직임이 확산되고 있다.
전국금속노동조합은 7일 ‘1사 1조직’ 사업을 통해 최근 한 달 사이 소속 사업장 노조 13곳이 비정규직 노동자도 조합원으로 가입할 수 있도록 지회 규칙을 개정했다고 밝혔다. 1사 1조직 사업은 정규직 노동자만 조합원 자격을 줬던 노조 규칙을 개정해 기간제·파견·용역 같은 직간접 고용 비정규직 노동자, 이주노동자 등도 노조에 가입할 수 있게 하는 것이다.
금속노조 경남지부 소속 퍼스텍지회, 한국산연, 에스티엑스 엔진 등 12곳 사업장과 대구지부 대동공업지회는 지난달 규칙을 고쳐, 비정규직 2162명에게 노조 가입의 문을 열었다. 동명모트롤, 현대모비스, 동영물산 등도 1월 말까지 규칙을 개정하기로 하는 등 1사 1조직은 앞으로 더 확산될 전망이다. 현재 금속노조 산하 230여 지회 가운데 80여곳이 지회 규칙 개정을 마친 상태다.
다만 대규모 사업장 노조에서는 1사 1조직 사업이 지지부진하다. 비정규직 노동자가 1만9천여명 있는 울산 현대자동차지부는 1사 1조직 안건을 세 차례 부결했으며, 사내 하청 노동자가 정규직 노동자보다 갑절 이상 많은 현대삼호중공업·한진중공업 등 조선업체 노조들에서도 규칙 개정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박점규 금속노조 미조직비정규사업실 부장은 “경제위기에서 1사 1조직은 더욱 절실하다”며 “비정규직을 조합원으로 받아들이면 정규직과 비정규직이 연대해 함께 권리를 지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원형 기자 circle@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