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약자들’ 쓴소리
“민주노총 새 집행부가 비정규직 문제에 사활을 걸지 않으면, 노동자들에게 외면당할 겁니다.”
이영미(33) 강남성모병원 비정규직 대표는 1일 새로 출범한 민주노총 집행부에 이렇게 ‘경고’했다. 그는 “정규직 노조원들의 무관심이 문제”라며 “비정규직이 늘어날수록 그만큼 정규직이 줄어든다는 점을 새 집행부가 현장을 돌며 알리고 설득해야 한다”고 말했다.
참여연대 노동사회위원장인 이병훈 중앙대 교수는 “경제위기 상황에서 변화에 대한 주문, 신뢰나 믿음을 저버린다면 다시 회복하기 힘들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대공장 정규직 위주의 조직으로 남아 있는 것이나, 지도부의 취약성 문제 등으로 민주노총이 ‘노동 약자를 대변하라’는 사회적 요구에 부응하지 못했던 점을 되돌아봐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름을 밝히길 꺼린 한 여성 노동자는 “이번 기회에 민주노총의 남성 중심 조직문화를 바꾸지 않으면 안 된다”고 질타했다.
외국인 노동자들이 꾸린 이주노조의 이정원 교육선전차장은 “중소기업중앙회가 이주노동자의 숙박비를 월급에서 공제하라는 지침을 기업들에 보내는 등 이주노동자들은 최저임금 삭감 위기 속에서 사지로 몰리고 있다”며 “새 집행부가 강력하게 돌파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대학생 손정호(27)씨는 “현실적으로 지금 취업을 준비하는 사람들은 대졸 초임 삭감 등에 대해서 불만이 있어도 이를 따질 처지가 못 된다”며 “이런 실정에 놓인 청년, 대학생들의 고민에 민주노총이 더 관심을 쏟아야 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이완 기자 wan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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