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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노동

노사 양쪽 ‘내부반발’ 막판 변수

등록 2009-07-29 07:04

쌍용자동차 직원들과 용역들이 28일 오후 경기 평택시 칠괴동 쌍용자동차 공장 안에서 농성중인 노조원들이 설치한 장애물을 제거하고 있다. 평택/김명진 기자 littleprince@hani.co.kr
쌍용자동차 직원들과 용역들이 28일 오후 경기 평택시 칠괴동 쌍용자동차 공장 안에서 농성중인 노조원들이 설치한 장애물을 제거하고 있다. 평택/김명진 기자 littleprince@hani.co.kr
“저들 어떻게 믿겠냐” 납득시킬 방법 찾아야
시설 점검 계속…타결되면 열흘 안 가동 준비
쌍용차 사태가 조금씩 타협의 실마리를 찾아가고 있다. 핵심 쟁점을 둘러싼 노사간 대립은 여전히 팽팽하지만, 노조와 회사는 언론 인터뷰 등을 통해 대화로 견해 차이를 좁힐 수 있음을 내비치고 있다.

■ 변화 싹 보인다 경찰·회사와 노조 간에 극한 대치로 치달았던 쌍용차 사태는 28일로 파업 68일째로 맞았다. 이런 상태로 타협점을 찾지 못한다면 쌍용차는 ‘경찰력 투입’과 ‘파산’이라는 최악의 상황을 맞을 수도 있다. 다행히 노사 모두 파국은 원치 않는다. 한상균 금속노조 쌍용차 지부장은 “우리는 파산을 원치 않는다”고 잘라 말했고, 박영태 공동관리인은 “절대로 관리인 입장에서 먼저 파산 요청을 내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또 경찰력 투입에 대한 우려도 큰 차이가 없다. 회사 쪽 관계자조차 “공권력으로 끝났을 때 장단점이 무엇일지는 너무나 잘 알고 있다”며 “이대로 살려내야 한다”고 했고, 노조 쪽은 “공권력 투입 땐 예상할 수 있는 최악의 사태를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노조 쪽은 연이틀 언론매체와 인터뷰에 나서며 대화를 촉구하고 나섰다. 한 지부장은 지난 27일 대화를 위한 평화구역 설정을 제안하며 “정상화 문제와 전망까지 얘기하는 대타협의 문제이기 때문에 다 열어놓고 이야기할 수 있다. 얼마든지 실무적인 협의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회사 쪽 또한 무급휴직을 더 확대할 수 있음을 시사했고, 정리해고에 해당되던 ‘제한적 리콜제 실시’는 희망자가 없기 때문에 사실상 무의미해진 상태다.

지난 26일 회사는 ‘입장 자료’를 통해 “현 사태를 대화를 통해 풀어가기 위해서는 외부 세력에 의존하기보다 노동조합 스스로의 의지가 가장 중요한 부분”이라고 강조했다. 다음날에는 한 지부장이 공장 옥상에서 연 기자회견에서 “쌍용차 노조가 주체적으로 나서겠다”고 밝혔다. 대화를 통한 타협의 가능성을 엿보게 하는 대목이다.

■ 물꼬만 트이면 이렇게 내용적으로는 진전을 보이면서도 노사가 실질적인 대화로 이어가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는 역시 ‘상호 신뢰 부족’이다. 노조의 인터뷰에 담긴 의미에 대해 회사 쪽이나 정부 관계자는 “우리가 알아본 바로는 입장 변화가 거의 없다. 총고용 보장에서 한걸음도 안 물러서고 있다”고 말했다. 또다른 회사 관계자는 “그동안 서로 ‘뒤통수를 맞았다’고 생각할 때가 적지 않았는데 이런 이유로 서로를 더 믿지 못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회사 쪽에선 채권단 등으로부터 회생안을 인가받아 살아난 다음 사람들을 받아들이겠다는 거고, 노조 쪽은 그걸 어떻게 믿느냐는 건데 서로 납득시켜줄 방법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회사 쪽에서 “언론에 말만 말고 쪽지 한장이라도 써달라”고 하거나, 지난 주말 대화가 무산된 걸 두고 “회사의 강경 대응을 준동하는 외부 세력이 있다”는 주장이 일부에서 나오는 건 이런 뿌리 깊은 불신감의 반영이다.

내부 반발도 막판 변수다. 노사 양쪽 모두 강경파가 적잖은 비중을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구체적인 타협안을 마련하기 전에라도, 노사 양쪽이 ‘유연해진 입장’을 명백히 상대방에 전달해 ‘현실론’이 힘을 얻도록 해야 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정리해고를 둘러싼 타협안은 물론 장기간 대치에 따른 감정의 골을 치유할 방법도 함께 찾아 제시해야 한다.

막상 대화의 물꼬가 트이면 전망은 어둡지 않다는 관측이 나온다. 직원들은 현재 공장 가동에 대비해 일요일도 잊고 출근해 시설 점검 등을 계속하고 있다. 정무영 쌍용차 홍보부장은 “훼손 상태 등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정상화만 되면 열흘 안에 완전히 공장을 가동시킬 준비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참여연대와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등 시민·사회단체들은 평택공장 앞에서 잇따라 기자회견을 열어 “식수 공급 차단 등 비인도적 행위 금지 및 쌍용차 사태의 평화적 해결”을 촉구했다.

김영희, 평택/홍용덕 기자 dor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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