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사회 노동

강제해산해도 정상화 난망…대타협 실낱 기대

등록 2009-08-03 06:42

쌍용차 노사 협상 이틀째인 31일 오후 경기 평택시 칠괴동 쌍용자동차 앞에서 공장 밖으로 나온 노동자들이 다시 공장안으로 들어가게 해 줄것을 촉구하고 있다. 평택/김태형 기자 xogud555@hani.co.kr
쌍용차 노사 협상 이틀째인 31일 오후 경기 평택시 칠괴동 쌍용자동차 앞에서 공장 밖으로 나온 노동자들이 다시 공장안으로 들어가게 해 줄것을 촉구하고 있다. 평택/김태형 기자 xogud555@hani.co.kr
“회생 가능성 사라졌다” 비관론 고개
채권 지분전환·3자매각 현실성 희박
청산쪽 택하면 ‘공중분해’ 가능성 커
쌍용차 어디로 가나

2일 쌍용자동차 노사의 벼랑 끝 협상이 결렬되면서, 이제 관심은 쌍용차의 앞날에 쏠리고 있다. 노사 협상 결렬은 쌍용차의 회생 여부가 극히 불투명해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나 노사 모두 대화 의지를 내비쳐, 막판 대타협 가능성은 남아있다.

■ 벼랑 끝에 선 쌍용차 협상이 결렬됐다고 해서 쌍용차가 당장 파산으로 직행하는 것은 아니다. 쌍용차는 현재 법정관리 상태이기 때문에 회사의 운명은 일단 법원의 결정에 달려있다. 하지만 쌍용차 회생의 출발점인 노사 협상 타결마저 무산된 상황에서 법원이 ‘회사 살리기’에 적극적으로 나설 확률은 현재로선 제로에 가깝다.

쌍용차가 직면한 가장 큰 문제는 이대로 가면 생존할 수 없다는 데 있다. 벌써 70일 넘게 생산라인을 멈춘 평택공장은 공장을 유지할수록 기업의 잔존가치가 떨어지는 상황에 놓여 있다. 지난 5월 삼일회계법인 조사에서 쌍용차의 ‘계속가치’는 1조3276억원으로 ‘청산가치’ 9386억원보다 3900억원 정도 높았다. 하지만 회사는 그동안 파업으로 인한 손실액이 3000억원을 넘어선 것으로 집계했다. 실추한 브랜드 이미지, 추락한 소비자의 신뢰, 망가진 영업망과 애프터서비스(A/S)망 등 간접적 손실은 추산할 수조차 없다. 김필수 대림대 교수(자동차학)는 “경우의 수가 점점 줄어들고 있다”며 “노사 문제가 풀려도 겨우 시작점이었는데 이젠 그 1%의 가능성도 사라진 것 같다”고 말했다.

점거농성을 강제로 해산한다고 하더라도 노조 반발과 갈등으로 공장을 바로 정상화하기는 쉽지 않다. 노사가 대타협을 이뤄내면 정상 가동에는 일주일 내지 한 달가량 예상된 터였는데, 이젠 그 시점마저 가늠하기 어렵게 됐다.

클릭하면 확대

지난해 9만대를 판매한 쌍용차는 2300억원의 영업적자를 냈다. 원래 올해엔 이 영업적자 폭을 1600억원으로 줄인다는 목표였지만, 이는 6월 안에 구조조정을 끝내고 2500억원의 ‘C200’ 신차 개발자금을 산업은행에서 대출받는다는 게 전제였다. 회사 쪽이 강제 구조조정을 완료하고 산업은행에 자금 대출을 요청한다 해도 대출이 실제 이뤄질지 미지수다. 협상 기간에도 정부 관계자는 “너무 많은 시간이 흘러 대출이 정말 쌍용차를 살리는 길인지 냉정하게 검토해야 할 것”이라고 유보적 태도를 보여왔다.

물론 협상이 결렬됐다고 해서 지난 2월 법원이 개시를 허가한 쌍용차의 기업회생절차가 즉각 중단되는 것은 아니다. 회사 쪽은 이날 “법원이 한 차례 더 회생계획 제출 시한을 연장해줄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영태 공동관리인은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난 이 회사를 살리기 위한 사람이다. 힘닿는 데까지 해보겠다”며 “9월 시한까지 노력해볼 것”이라고 말했다. 노조 또한 “대화 방침엔 변함이 없다”고 말해, 대타협의 불씨는 완전히 꺼지지 않았다.

■ 조기파산 대두될 듯 협력업체가 중심이 된 채권단은 오는 5일 법원에 조기 파산을 요청하기로 했다. 만일 법원이 채권단 요청을 받아들여 실사를 거쳐 청산가치가 높다고 판단할 경우 쌍용차의 운명은 두 갈래로 나뉜다.

하나는 기존 법인을 파산시켜 고용관계를 모두 정리하고 새 법인을 출범시킬 가능성이다. 협력업체들은 이 경우 채권을 지분전환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하지만 이들 채권은 산은의 담보채권이나 임금채권에 견줘 후순위 채권이라 실제 지분전환율은 미미하다. 그렇다고 산은이 채권을 지분전환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 산은 고위 관계자는 “상환이 다 보장되는 담보채권을 회수 가능성이 낮은 채권으로 어떻게 바꾸겠냐”고 말했다. 제3자 인수도 세계적인 자동차 공급과잉 상태에서 그 가능성 또한 희박하다고 전문가들은 전망한다. 쌍용차의 단순한 사업구조상 수익성을 갖춘 새 사업구조를 만들기도 어렵다.

따라서 쌍용차의 회생절차가 중지되면 ‘청산=기업 공중분해’로 갈 가능성이 크다. 이날 박영태 공동관리인은 “정부와 채권단의 지원이 없으면 청산형 회생계획안을 낼 수밖에 없다”며 “인수합병이 아니라 기본적으로 회사를 정리하는 수순의 하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청산형 회생계획안은 청산가치가 계속기업가치보다 큰 경우 등에 낼 수 있는데, 법정관리인이 이를 제출하면 관계인집회에서 심리 및 결의를 하게 되며 회생담보권자의 5분의 4가 동의한 뒤 법원이 인가하면 청산에 들어가게 된다. 상하이차가 이전받은 쌍용차의 기술로 차량을 만들어내도 권리를 주장할 주체는 없어지고, 채권단의 ‘빚잔치’로 끝나는 셈이다. 김영희 기자 dora@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사회 많이 보는 기사

전광훈 ‘지갑’ 6개 벌리고 극우집회…“연금 100만원 줍니다” 1.

전광훈 ‘지갑’ 6개 벌리고 극우집회…“연금 100만원 줍니다”

하늘이 영정 쓰다듬으며 “보고 싶어”…아빠는 부탁이 있습니다 2.

하늘이 영정 쓰다듬으며 “보고 싶어”…아빠는 부탁이 있습니다

‘윤석열 복귀’에 100만원 건 석동현…“이기든 지든 내겠다” 3.

‘윤석열 복귀’에 100만원 건 석동현…“이기든 지든 내겠다”

검찰, 김정숙 여사 ‘외유성 출장’ 허위 유포 배현진 불기소 4.

검찰, 김정숙 여사 ‘외유성 출장’ 허위 유포 배현진 불기소

‘장원영’이 꿈이던 하늘양 빈소에 아이브 근조화환 5.

‘장원영’이 꿈이던 하늘양 빈소에 아이브 근조화환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