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석춘 한국노총 위원장(가운데 앉은 이) 등 지도부가 27일 오후 서울 여의도 한나라당 당회의실에서 복수노조 허용과 노조 전임자 임금지급 금지 철회를 요구하며 점거농성을 하고 있다. 박종식 기자 anaki@hani.co.kr
복수노조·전임자 문제 해결요구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이 27일 서울 여의도 한나라당사에서 복수노조 허용과 노조 전임자 임금지급 금지 철회를 요구하며 무기한 점거농성에 들어갔다.
장석춘 위원장과 백헌기 사무총장, 산별 위원장 등 한국노총 지도부 10여명은 이날 오전 한나라당 정몽준 대표와의 간담회를 마친 뒤, 곧바로 당사 6층 회의실에서 농성을 시작했다. 이들은 복수노조와 전임자 임금 문제에 대한 해결책이 나올 때까지 농성을 계속하기로 했다.
장 위원장은 이날 정 대표를 만난 자리에서 “최근 한나라당 의원들을 만나 노사관계 선진화 문제를 얘기했으나 ‘쇠귀에 경 읽기’라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었다”며 “당사에서 바로 농성에 돌입하고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면 여기서 총파업을 선언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정 대표는 “우리가 어려웠을 때 한국노총이 손을 잡아줬는데, 우리가 손을 놓는 일은 절대로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노총은 지난 10월 대의원대회를 열어, 지난 대선 때 한나라당과 맺은 정책연대 파기를 결의했고, 파기 여부와 시점을 집행부에 일임한 상태다.
이날 간담회 자리에 배석한 김성조 한나라당 정책위의장은 “(이 문제에 대해) 지금까지 당이 간접적으로 개입했다면 지금부터는 당 차원의 법률(노동조합법) 개정안을 만들어서 여러분들의 생각을 녹이겠다”고 말했다.
지도부의 한나라당사 점거농성에 이어 한국노총 지역본부는 28일 지역별로 대규모 집회를 연 뒤, 각 지역 한나라당사 앞에서 천막농성에 들어간다는 계획이다.
정승희 한국노총 부대변인은 “한나라당이 복수노조·전임자 문제에 대해 뚜렷한 해결책을 제시할 때까지 농성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남종영 기자 fand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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