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버랜드 직원4명
설립 신고서 제출
설립 신고서 제출
삼성그룹에 처음으로 ‘진짜 노조’가 설립됐다. ‘무노조 경영’을 표방해온 삼성그룹에는 사쪽의 영향 아래 있는 이른바 ‘친기업 노조’가 여럿 있지만, 지난 1일 복수노조 시행 이후 현장 노동자들이 이에 맞서 독자적으로 노조를 결성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과거 삼성생명서비스 등에서도 노동자들이 노조를 설립했으나 회사 쪽의 압박으로 와해된 바 있다.
삼성노동조합(위원장 박원우)은 13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양평동 고용노동부 서울남부지청에 노조설립 신고서를 냈다. 삼성에버랜드 직원 4명이 조합원으로 등록했고, 가입 대상은 삼성그룹 전체 노동자를 대상으로 했다. 현행 노동법은 이런 형태의 ‘초기업 노조’ 설립도 허용하고 있다.
[%%HANITV1%%] 이들은 앞서 12일 서울 정동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대회의실에서 설립 총회를 열고 박원우 노조위원장과 조장희 부위원장을 선출했다. 이 자리에서 박 위원장은 “3년 전부터 민주노조를 만들기로 뜻을 모아 준비했다”며 “조합원 권익을 보호하고 민주노조 사수를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으로 삼성노조는 사쪽에 교섭을 요청하는 등 조합원이 소속된 삼성에버랜드를 중심으로 활동을 벌일 전망이다. 상급단체는 최종 결정하지 않았지만 민주노총을 선택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복수노조가 시행되기 직전인 지난달 말 삼성에버랜드에서 회사 쪽과 가까운 것으로 알려진 노조가 설립돼, 앞으로 사쪽과의 교섭 과정에서 창구 단일화를 두고 진통이 예상된다. 사업장에 다수의 노조가 있을 경우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에 따라 노조끼리 공동교섭단을 구성해 사쪽과 협상을 벌여야 한다.
고용노동부 서울남부지청은 신고사항을 검토한 뒤 이상이 없으면 오는 18일 신고필증을 교부하겠다고 밝혔다. 삼성그룹 내에는 현재 삼성생명, 삼성중공업, 삼성에버랜드 등 9개 회사에 노조가 설립돼 있으나, 삼성증권을 제외한 8곳은 대부분 본격적으로 활동하고 있지 않다. 남종영 허재현 기자 fand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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