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개사, 금속노조와 협약 맺어
염화파라핀 사용금지 등 명시
매년 보고서 만들어 점검키로
노조 “제조업노동자 안전강화”
염화파라핀 사용금지 등 명시
매년 보고서 만들어 점검키로
노조 “제조업노동자 안전강화”
금속을 자르거나 압축하는 등의 과정에서 사용되는 오일을 생산하는 금속가공유 업체들이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노동자들의 건강을 위협하는 유해물질을 쓰지 않기로 노동조합과 협약을 맺었다. 금속가공유는 자동차 생산 등 제조업 전반에서 사용되는 물질이다.
국내 최대 산업별노조인 전국금속노조와 시민단체인 ‘발암물질국민행동’은 16일 서울 중구 정동 금속노조 회의실에서 금속가공유를 생산하는 한국하우톤, 극동유화, 장암칼스, 심쿨코리아, 범우화학, 삼화유업, 한국훅스윤활유, 비피코리아 등 8개 업체와 ‘금속가공유의 유해화학물질 가이드라인’ 협약을 맺었다. 이들 8개 업체는 국내 금속가공유 시장의 약 70~80%를 점유하고 있다. 금속노조 박상철 위원장은 “금속가공유를 만드는 업체가 유해물질을 없애기로 한 만큼, 15만 금속노조 조합원뿐만 아니라 전체 제조업 노동자에게 혜택이 돌아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노조와 업체가 ‘유해물질 추방’에 나선 것은 노동현장의 작업환경이 그만큼 취약하기 때문이다. 금속노조가 2010~2011년 2년 동안 87개 사업장에서 사용하는 1만2925개 화학제품을 조사했더니 이 가운데 47.7%(6178개)가 발암성 물질이 함유된 위험제품인 것으로 나타났다. 유해물질이 그대로 노출된 노동현장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은 각종 암에 걸리는 등 업무상재해를 호소했다.
협약에 참여한 금속가공유 업체의 한 관계자는 “저가경쟁 탓에 위험한 물질을 사용할 수밖에 없었는데, 업체들이 공동으로 나서니 유해물질 줄이기가 가능한 것 같다”며 “세계적으로도 환경문제가 중요해져 국제 경쟁력을 가지려면 기업들도 좀더 친환경적인 물질을 사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노조와 8개 업체가 맺은 가이드라인 내용을 보면, 업체들은 금속가공유를 만들 때 17일부터 독성이 강한 염화파라핀(짧은사슬)을 사용할 수 없다. 또 유해화학물질 중에서 대체물질의 가격이 비싼 알킬페놀과 에탄올아민은 5개월의 유예기간을 줘 내년 1월부터 사용을 금지하기로 했다. 대체물질 사용에 따른 제품 생산 가격 상승 문제에 대해서는 ‘금속노조 소속 지부 및 지회가 제품을 살 때 반영되도록 사용사업주와 적극 협의한다’고 가이드라인에 담았다. 이들은 매년 공동으로 보고서를 만들어, 가이드라인 적용으로 실제 유해물질이 얼마나 줄었는지 사회에 알려나가기로 했다.
김신범 노동환경건강연구소 산업위생실장은 “정부가 독성물질에 대한 금지, 사용제한 조처를 취하기까지는 매우 오랜 시간이 걸려 노동자들의 피해가 선명하게 드러난 뒤에야 제도적 장치가 마련된다”며 “예를 들어 알킬페놀은 환경호르몬으로 독성이 이미 확인됐는데도 정부는 이 물질을 사용금지 목록에 넣지 않고 있는데, 이번 합의로 사용이 중지되는 등 적극적인 예방이 가능해졌다”고 말했다. 금속노조는 금속가공유를 시작으로 세척제, 시너 등을 생산하는 업체로까지 유해물질 추방 운동을 확대할 계획이다. 김소연 기자 dand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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