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선된지 1년6개월만에
“내부 분열상은 나의 불찰”
“내부 분열상은 나의 불찰”
이용득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 위원장이 정치방침을 둘러싼 내부 갈등으로, 당선된 지 1년 6개월 만에 사퇴했다.
이 위원장은 23일 ‘조합원에게 드리는 글’을 통해 “건강과 리더쉽 부족으로 지난 몇 달간 노총의 분열상을 초래했고, 이 모든 것은 저희 불찰”이라며 “노총 위원장직을 사임한다”고 밝혔다. 이 위원장의 사퇴에 따라 한국노총은 다시 대의원대회를 열어 위원장 보궐선거를 치러야 한다. 남은 임기는 1년 6개월이다.
이 위원장의 사퇴는 지난 4·11 총선에서 민주통합당 지지를 결정한 한국노총의 정치방침이 결정적인 이유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겉보기엔 이 위원장이 스스로 물러난 듯 보이지만, 사실상 조직 내부의 보수파에 의해 강제적으로 쫓겨나는 모양새다. 정치방침에 따른 내부 갈등으로 올해 사업을 결정해야 할 정기대의원대회가 사상 처음으로 무산되는 등 혼란이 가중됐고, 전국자동차노동조합연맹 등 한국노총 산하 산별연맹·지역본부 대표자들은 지난 16일 결국 이 위원장의 사퇴를 요구하기도 했다.
보궐선거에서 보수파가 새로운 위원장으로 당선될 경우 한국노총이 지금처럼 조직적으로 민주통합당을 지지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올 대선을 앞두고 정치방침을 둘러싼 한국노총 내부의 힘겨루기가 장기화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노총은 오는 27일 임시대의원대회를 열고 아직까지 처리하지 못한 올해 사업계획안과 예산안 등을 심의할 예정이다.
김소연 기자 dand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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