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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노동

‘함평 고구마 싸움’ 승리 이끌며 사회운동 헌신

등록 2012-08-29 19:33

농민운동가 노금노씨 별세
농민운동가 노금노씨 별세
[가신이의 발자취] 농민운동가 노금노씨 별세
농민운동가 노금노(사진·전 동학농민혁명 함평군기념사업회 회장)씨가 29일 새벽 5시 지병으로 세상을 떴다. 향년 63.

1949년 전남 함평 내교리에서 태어난 고인은 초등학교만 마치고 농사를 짓다가 75년 크리스찬아카데미 활동가 교육을 계기로 사회 현실에 눈을 떴다. 이듬해부터 3년간 전개된 ‘함평 고구마 피해 보상 싸움’에 서경원 전 의원 등 농민운동가들과 함께 앞장섰다. 이 싸움은 76년 농협이 7300여 고구마 생산 농가에게 전년보다 17.4% 인상된 값에 전량 수매하겠던 약속을 지키지 않았던 것이 불씨가 됐다. 가톨릭농민회 함평협의회 회원이었던 그는 대책위원회에 적극 참여해 78년 5월 피해 보상을 끌어냈다. 고인의 조카인 박시영(53) 5·18민주유공자회 설립추진위원회 간사는 “고인은 당시 성당에서 농성도 하고 단식 투쟁도 하면서 무지렁이 농민에서 농민운동가로 거듭났다”며 “고구마 싸움을 승리로 이끈 것이 농민운동 전국화의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이후 85년까지 가톨릭농민회 전남연합회 총무를 맡았던 그는 크리스찬아카데미 사건, 함평·무안 농민대회 등으로 수차례 연행·구금·투옥되는 고초를 겪었다.

민주화운동에도 적극 참여한 그는 ‘일반 대중 농민회’ 조직의 결성을 주도했다. 84년부터 “종교의 우산을 벗어난 자주적 농민회를 만들자”고 제안해 김두관 현 민주통합당 대통령 경선후보 등 전국 농민운동가들과 전국농민협회를 결성해 전국농민연맹 발족의 밑돌을 놓았다. 86년에는 함평농민회 결성을 주도하며 농민회 대중조직 결성의 첫 깃발을 올렸다.

그는 농민운동 현장 출신으로 드물게 83년 광주·전남민중운동협의회 정책위원장도 맡았다. 현장에 발을 딛고 독학으로 사회운동 이론가가 된 고인은 저서 <땅의 아들>(1·2권)도 남겼다. 함평군의회 2대 의원(94년)과 동학100주년 기념사업회 함평군 집행위원장도 지냈다.

후배들은 그를 ‘원칙을 중시하면서도 후배들을 따뜻하게 챙겼던 선배’로 기억했다.

최근 함평 고구마 싸움 당시 자료를 모으며 사회운동사 저술을 준비했던 고인은 지병을 이기지 못하고 영면에 들었다.

유족은 부인 임화자(63)씨와 미진·진아·진영씨 등 세 딸과 아들 동협군이다. 빈소는 함평장례식장, 발인은 31일 오전 9시다. (061)322-4444.

광주/정대하 기자 daeh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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