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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노동

‘KT, 노조선거 개입’ 증거 나왔다

등록 2012-09-19 08:08수정 2012-09-19 13:40

노사협력팀 담당자 강의 녹취록
“관리자 요구로 복수 투표소 합쳐”
사쪽이 투표소 숫자 개입 드러나
“민주동지회, 직원들 접촉 막아야”
노조안 진보조직 활동 방해키도
강도 높은 ‘인력 퇴출 프로그램’을 운영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통신업체 케이티(KT) 사쪽이 노조 선거에 개입하고, 노조에서 진보 성향으로 분류되는 조직의 활동을 방해했다는 내용이 담긴 녹취록이 공개됐다. 이는 노조 활동에 대한 지배·개입으로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한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은수미 민주통합당 의원은 지난 4월9~10일 케이티가 원주연수원에서 본사 및 지역본부 노사관리팀장 등 40여명의 관리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교육 내용을 담은 녹취록을 18일 공개했다. 이 교육에는 올해에만 300명이 넘는 직원이 참여했다.

녹취 내용을 보면, 케이티 본사 노사협력팀 담당자가 강의를 하면서 “부산 쪽에 관리자가 굉장히 조직관리를 잘하는 분인데 자만을 했다. 지난해 2월 노조 대의원 선거 당시 투표소를 나눠서 하도록 했는데, ‘민주동지회’(노조 내 진보 성향의 현장조직) 후보가 출마했지만 (관리자가) 자신 있다며 한곳에서 투표를 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지역노사팀에 부탁을 해서 그렇게 했다”며 “하지만 막상 투표함을 뜯어보니 민동회 후보가 (다른 곳보다 높은 결과인) 45% 정도 득표를 했다”고 말했다.

노조가 독자적으로 결정해야 할 노조 선거 투·개표소 문제를 본사와 지사의 사쪽 관리자들이 조율한 뒤 결정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실제 부산지역 ㄱ지사는 2008년 노조위원장 선거 때는 2곳으로 투표소를 쪼갰는데, 지난해 2월 노조 대의원 선거에서는 한곳으로 통합했다.

그동안 케이티 노동자들은 사쪽이 ‘투·개표소’ 숫자 조정을 통해 노조 선거에 개입하고 있다는 의혹을 제기해왔다. 투·개표소를 잘게 쪼개 투표 결과가 확연히 드러나게 해서, 사쪽과 가까운 후보의 득표가 적게 나올 경우 인사 등 불이익을 우려한 회사 간부들이 조합원들을 회유해 회사에 협조적인 후보를 찍게 한다는 것이다. 지난해 말 노조 위원장 선거에서는 투·개표소가 2008년 선거 때의 489곳에서 698곳으로 크게 늘어 사실상 ‘공개투표’였다는 비난을 받았다. 실제 이전 선거에서 회사가 개입한 정황이 드러나기도 했다. 케이티 간부인 고아무개씨 유족들은 2002년 12월 케이티 노조 위원장 선거를 앞두고 고씨가 회사 쪽이 지지하는 후보의 당선을 위해 조합원들과 매주 4~6회 술자리를 갖는 등 과로를 하다 건강이 나빠져 결국 2008년 3월 숨졌다며 업무상 재해 신청을 했고, 공단은 이를 인정했다.

녹취록에는 ‘민주동지회’ 활동 방해를 시사하는 내용도 나온다. “(민동회 회원 이름을 거론하며) 민동회는 조합원들의 복지증진과 근로조건 향상을 위해 만들어진 조직이 아니다”, “직원들과 접촉을 막아야 한다” 등의 언급이 그것이다.

조태욱 케이티노동인권센터 집행위원장은 “회사가 노조 현장조직을 무력화시키고 있음이 드러났다”며 “이석채 회장은 국정감사 증인으로 나와 진실을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강의를 했던 본사 담당자는 “교육을 한 것 같기는 한데, 내용은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투·개표소 통합을 요구했던 부산지사 관리자는 “회사에 그냥 조언을 했을 뿐”이라고 해명했다. 김소연 기자 dand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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