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역폭력 물의 빚고 있는데 감독커녕
“경찰·민간경비 공조하자” 축사 논란
“경찰·민간경비 공조하자” 축사 논란
민변 “경찰, 직무유기” 비판
간부 “의례적 행사일뿐” 해명 경비용역업체의 불법폭력이 논란이 되고 있는 가운데 이들 업체를 관리감독하는 경찰 고위 간부가 경비업 이익단체의 행사에 참석해 축사를 하고, 경찰 악단까지 동원해 행사를 지원한 것으로 드러났다. 한국경비협회는 지난 21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공군회관에서 ‘제3회 민간경비의 날’ 행사를 열었다. 이날 행사에는 경기지방경찰청장 출신인 새누리당 윤재옥 의원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인 같은 당 김기선 의원, 이인기 전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위원장 등과 함께 홍익태 경찰청 생활안전국장이 참석했다. 행사를 주최한 한국경비협회는 1978년 설립된 국내 최대 경비업 이익단체다. 대규모 경비회사부터 지난 7월 에스제이엠(SJM) 공장에서 폭력사태를 일으킨 컨택터스에 이르기까지 1700여개 업체가 회원사로 가입해 있다. 이날 축사에서 홍 국장은 “민간경비(업체)와 범죄정보를 교환하고 범죄 현장에 합동 대응하는 등 범죄 예방과 범인 검거를 공조함으로써, 경찰과 민간경비 모두 상생할 수 있도록 힘쓰겠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추진되고 있는 경비업법 개정안에 대해 “규제가 더 강화된 내용으로 논의될 예정이어서 앞으로 경비업계의 어려움도 예상된다”며 “경찰청에서도 전체 경비업계의 발전에 보탬이 되는 방향으로 법 개정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장정욱 참여연대 행정감시센터 팀장은 “노동 현장에 대한 불법폭력 등 구조적 폭력을 막기 위한 경비용역업체 관리감독 강화가 우선시되는 상황에서 매우 부적절한 언행”이라고 비판했다. 경찰은 이날 행사에 서울지방경찰청 소속 호루라기 악단과 경찰악대를 보내 축하공연을 하기도 했다. 경찰의 이런 태도는 에스제이엠 용역폭력 사태 직후와 사뭇 다르다. 김기용 경찰청장은 지난 8월8일 기자간담회에서 “용역폭력 사건과 관련해 국민들이 경찰의 역할에 대해 심각한 의구심을 가진 것 같아 유감”이라며 경비용역업체 일제점검에 나선 바 있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의 이광철 변호사는 “공권력이 맡아야 할 치안 영역에 민간 경비업체가 들어오도록 방조한 것을 넘어 경찰이 이를 고무하는 듯한 발언을 하는 것은 직무유기인 동시에 헌법을 모독하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이 변호사는 “감독 대상인 경비업체 행사를 위해 경찰 조직까지 동원해 참석한 것 자체가 최근 불거진 경비업체의 ‘사설폭력’에 대한 문제의식이 결여된 행태이고, 이를 묵과한 경찰청장은 탄핵 대상감”이라고 비판했다. ‘민간경비의 날’은 2010년 6월, 강희락 당시 경찰청장이 경비업체들이 개최한 ‘주요 20개국 정상회의(G20) 대비 민간경비 결의대회’ 행사에 참석한 것을 계기로 만들어졌다. 이번 행사에 참석한 홍익태 국장은 “경비업의 건전한 육성과 발전을 위해 참석한 것”이라며 “의례적 행사일 뿐이므로 확대 해석을 하지 말아달라”고 말했다. 이정국 기자 jg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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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부 “의례적 행사일뿐” 해명 경비용역업체의 불법폭력이 논란이 되고 있는 가운데 이들 업체를 관리감독하는 경찰 고위 간부가 경비업 이익단체의 행사에 참석해 축사를 하고, 경찰 악단까지 동원해 행사를 지원한 것으로 드러났다. 한국경비협회는 지난 21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공군회관에서 ‘제3회 민간경비의 날’ 행사를 열었다. 이날 행사에는 경기지방경찰청장 출신인 새누리당 윤재옥 의원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인 같은 당 김기선 의원, 이인기 전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위원장 등과 함께 홍익태 경찰청 생활안전국장이 참석했다. 행사를 주최한 한국경비협회는 1978년 설립된 국내 최대 경비업 이익단체다. 대규모 경비회사부터 지난 7월 에스제이엠(SJM) 공장에서 폭력사태를 일으킨 컨택터스에 이르기까지 1700여개 업체가 회원사로 가입해 있다. 이날 축사에서 홍 국장은 “민간경비(업체)와 범죄정보를 교환하고 범죄 현장에 합동 대응하는 등 범죄 예방과 범인 검거를 공조함으로써, 경찰과 민간경비 모두 상생할 수 있도록 힘쓰겠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추진되고 있는 경비업법 개정안에 대해 “규제가 더 강화된 내용으로 논의될 예정이어서 앞으로 경비업계의 어려움도 예상된다”며 “경찰청에서도 전체 경비업계의 발전에 보탬이 되는 방향으로 법 개정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장정욱 참여연대 행정감시센터 팀장은 “노동 현장에 대한 불법폭력 등 구조적 폭력을 막기 위한 경비용역업체 관리감독 강화가 우선시되는 상황에서 매우 부적절한 언행”이라고 비판했다. 경찰은 이날 행사에 서울지방경찰청 소속 호루라기 악단과 경찰악대를 보내 축하공연을 하기도 했다. 경찰의 이런 태도는 에스제이엠 용역폭력 사태 직후와 사뭇 다르다. 김기용 경찰청장은 지난 8월8일 기자간담회에서 “용역폭력 사건과 관련해 국민들이 경찰의 역할에 대해 심각한 의구심을 가진 것 같아 유감”이라며 경비용역업체 일제점검에 나선 바 있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의 이광철 변호사는 “공권력이 맡아야 할 치안 영역에 민간 경비업체가 들어오도록 방조한 것을 넘어 경찰이 이를 고무하는 듯한 발언을 하는 것은 직무유기인 동시에 헌법을 모독하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이 변호사는 “감독 대상인 경비업체 행사를 위해 경찰 조직까지 동원해 참석한 것 자체가 최근 불거진 경비업체의 ‘사설폭력’에 대한 문제의식이 결여된 행태이고, 이를 묵과한 경찰청장은 탄핵 대상감”이라고 비판했다. ‘민간경비의 날’은 2010년 6월, 강희락 당시 경찰청장이 경비업체들이 개최한 ‘주요 20개국 정상회의(G20) 대비 민간경비 결의대회’ 행사에 참석한 것을 계기로 만들어졌다. 이번 행사에 참석한 홍익태 국장은 “경비업의 건전한 육성과 발전을 위해 참석한 것”이라며 “의례적 행사일 뿐이므로 확대 해석을 하지 말아달라”고 말했다. 이정국 기자 jg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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