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중남 전공노 위원장
인수위 앞 16일째 단식농성 김중남 전공노 위원장
4년전 해고자 이유로 설립 취소
집행부 간부들 최근 잇따라 해임
“깨끗한 공직사회 위해 해결을”
4년전 해고자 이유로 설립 취소
집행부 간부들 최근 잇따라 해임
“깨끗한 공직사회 위해 해결을”
30일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있는 서울 삼청동 한국금융연수원 맞은편. 김중남(51·사진) 전국공무원노조 위원장이 16일째 단식농성을 하고 있다. 그는 금방이라도 쓰러질 듯 보였다. 천막조차 칠 수 없어 한겨울 맹추위를 맨몸으로 맞서고 있는데다, 단식이 길어지면서 10킬로그램 이상 살이 빠졌다. 때때로 의식까지 혼미하다고들 했지만 그는 애써 내색을 하지 않았다.
그는 왜 이처럼 힘겨운 투쟁을 하고 있는 것일까? “이명박 정부 5년 내내 공무원노조는 탄압을 받았습니다. 2009년 노조 설립이 취소되면서 법외노조가 돼 아무것도 할 수 없게 됐습니다. 노조 사무실이 폐쇄되고, 교섭조차 하지 못하는 등 손발이 묶인 상태입니다.”
중앙부처와 전국 지방자치단체 소속 6급 이하 공무원 14만명이 가입해 있는 공무원노조는 전국 최대 공무원 단체다. 2009년 공무원노조·법원공무원노조·민주공무원노조가 통합해 조직을 확대시켰으나, 정부는 해고자가 포함돼 있다는 이유로 공무원노조의 설립증을 빼앗았다.
“해고자를 조합원에서 제외하는 내용의 규약 개정을 하고 노조 설립 신고서를 다시 냈지만, 정부는 ‘조합원 명단을 내라’는 무리한 요구를 하면서 노조를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명백한 탄압입니다.”
노조에 대한 탄압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강릉시청 소속인 김 위원장은 지난달 27일, 사무처장은 지난 7일 해임됐다. “올해 투쟁도 힘들겠지만 희망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지난해 10월 전국 조합원 4만7천여명이 참가한 가운데 총회도 성사시켰습니다. 현장은 아직 살아있다는 거죠. 노동·시민단체의 연대도 확산되고 있습니다.”
노조가 수차례 기자회견을 하고, 위원장 단식에 집행부 거리농성도 계속하고 있지만 인수위에서는 아직까지 묵묵부답이다. 김 위원장은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공무원노조 문제를 풀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공무원 노사관계가 정상화돼야 한다. 노조를 인정하고, 137명의 해고자를 원직복직시키는 것이 그 출발이다. 이대로 갈등이 계속되면 새 정부도 좋을 게 없다. 공무원노조는 부정부패를 청산하고 국민에게 신뢰받는 깨끗한 공직사회를 만드는 것이 첫번째 목표다. 깨끗한 정부를 만들기 위해서라도 사태가 해결돼야 한다”고 말했다. 심재철 새누리당 최고위원은 지난해 10월 박 당선인 대신, 공무원노조 총회에 참석해 ‘공무원이 하나로 힘을 모아 깨끗한 공직사회를 만들어 달라’는 메시지를 전달하기도 했다.
김 위원장은 이날 인터뷰를 마친 뒤 끝내 쓰러져 병원 응급실로 실려갔다.
김소연 기자 dand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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