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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노동

하청 88%, 정규직과 섞여 일…현대차 자료에 ‘불법파견’ 또렷

등록 2013-02-15 08:09

현대차 울산공장 공정배치도(* 클릭하면 더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공정배치도 입수
불법파견 판단기준 삼는 혼재근무
조립라인 속한 모든 공정서 이뤄져
하청 ‘★’ 표…‘우선 개선대상’ 적어
노조 “지금도 배치도 따라 일한다”
현대자동차 생산공정에서 광범위하게 불법파견이 이뤄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정황이 회사가 작성한 자료에서 드러났다.

13일 <한겨레>가 입수한 현대차 울산공장 4공장 스타렉스 의장(조립) 라인 공정배치도를 보면, 사내하청 노동자의 88%가 정규직과 섞여서 일을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차 사내하청이 정규직과 함께 일하고 있다는 사실은 이미 알려졌으나, 혼재근무 실태가 이처럼 상세히 드러난 것은 처음이다. ‘공정배치도-41의장’(2012년 8월14일 기준)이라고 적혀 있는 이 문서에는, 각 공정에 정규직과 사내하청이 어떤 위치에서 얼마나 섞여 일하는지 자세히 표시돼 있다. 현대차의 불법파견 혐의를 2년 넘게 수사중인 검찰도 지난달 울산공장 현장조사 과정에서 4공장 공정배치도를 확보한 상태다.

4공장 스타렉스 의장라인에는 정규직 682명, 계약직 121명, 사내하청(6개 업체) 354명이 일하고 있다. 지원반(원·하청 노동자가 휴가 등으로 자리를 비울 때 투입되는 대체반) 18명을 제외한 사내하청 노동자 336명 가운데 294명(87.5%)이 정규직과 섞여 일을 하고 있다. 공정배치도에는 의장라인에 속하는 도어(자동차 문), 화이날(자동차 시트·운전석 계기판), 트림(전선 설치), 샤시(배기통, 타이어 축) 등 전 공정에서 정규직과 하청 노동자가 함께 일하고 있는 것으로 표시돼 있다.

법원과 노동위원회, 고용노동부는 혼재근무를 불법파견의 기본적인 판단 기준으로 삼고 있다. 불법파견 여부를 판단할 때 가장 중요하게 고려되는 요소가 원청이 하청 노동자에 대해 지휘·명령을 했는지인데, 섞여 일을 하면 원청의 지배·개입 가능성이 클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실제 대법원은 2010년 7월과 2012년 2월, 현대차 사내하청 노동자 최병승(37)씨에 대해 불법파견이라고 판결하면서 “사내하청 노동자들은 컨베이어벨트 좌우에서 정규직과 함께 현대차 소유의 생산시설 및 부품, 소모품 등을 사용하고, 현대차가 미리 작성해 교부한 각종 작업지시서 등에 의해 단순·반복적인 업무를 수행했다”고 밝혔다.

현대차도 불법파견의 핵심을 혼재근무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공정배치도에 혼재근무를 하고 있는 하청 노동자 자리를 별표(★)로 표시하고, ‘우선개선대상’이라고 적어 놨다. 현대차는 작업라인 좌우에서 마주 본 채 혼재근무를 하는 것뿐만 아니라 같은 라인에서 나란히 섞여 있는 경우도 ‘우선개선대상’이라고 표시했다. 현대차 비정규직지회 김상록 정책부장은 “현대차 스스로 생산공정을 불법파견이라고 보고, 우선적으로 개선해야 한다고 판단한 것이다. 4공장은 지금도 ‘공정배치도’ 그대로 원·하청이 섞여 일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차 울산공장에는 1~5공장이 있는데 공장마다 생산하는 차종은 다르지만 생산공정은 거의 같다. 최병승씨는 1공장 의장라인 하청 노동자 출신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생산공정을 합리적이고 체계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공정배치도를 만든 것이다. (현대차 생산공정을) 자꾸 불법파견이라고 얘기하니까, 불법파견 소지가 있다고 보이는 부분을 개선하기 위해 표시를 해뒀다”고 말했다.

김소연 기자, 울산/신동명 기자 dand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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