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직포기자·시간제 포함 7.5%
“노동자가 느끼는 상황 더 심각”
“노동자가 느끼는 상황 더 심각”
지난해 국내 노동시장에서 실제로 느껴진 체감 실업률이 정부가 발표하는 공식 실업률의 두 배가 넘는다는 분석이 나왔다.
3일 국회 예산정책처가 발간한 ‘경제동향&이슈’를 보면, 미국의 실업률 보조지표인 ‘U-6’(유사 실업률) 추산 방식을 적용한 우리나라의 체감 실업률은 지난해 7.5%였던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정부가 발표한 공식 실업률(3.2%)보다 2.34배 높은 것이다.
우리나라의 공식 실업률은 2000년 4.4%, 2001년 4%를 기록한 이후 2002년부터 지난해까지 3.2~3.7% 사이에 머무르며 완전고용에 가까운 수치를 보여왔다. 통계청은 일자리가 없는 사람들 가운데 일할 의사를 갖고 적극적으로 구직활동을 하는 ‘경제활동인구’만을 실업자로 판단하고 있다. 일반 국민들이 실업자로 인식하는 ‘구직 포기자’ 등은 여기에서 빠지기 때문에 고용상황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다는 지적이 많다.
반면 ‘U-6’는 공식 실업자뿐만 아니라 한계근로자(최근 1년 사이에 적극적으로 일자리를 찾지 않은 사람), 일거리가 없어서 파트타임으로 일하는 노동자 등까지 포함한 것으로, 가장 폭이 넓은 체감 실업률을 보여준다는 게 국회 예산정책처의 설명이다.
우리나라의 체감 실업률은 2000년과 2005년 7.1%를 기록한 것을 제외하면 2000~2008년 줄곧 6%대에 머물렀다. 하지만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7.6%로 뛰어 2010년 8%, 2011년 8.1% 등으로 상승곡선을 그리다가 지난해 7.5%로 조금 감소했다. 이에 따라 체감 실업률과 공식 실업률의 격차는 2000년~2008년 2.7~3.5%포인트 사이를 오가다 금융위기 뒤인 2009년 4%포인트, 2010년 4.3%포인트, 2011년 4.7%포인트 등으로 점차 벌어졌다.
예산정책처는 “불완전 고용상태에 있는 근로자들이 느끼는 체감 고용사정은 훨씬 더 크게 악화했을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김소연 기자 dand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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