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노동자 차별, 노동연대로 맞서야” 탈라트 아메드
“이주노동자 차별, 노동연대로 맞서야”
“인종주의(racism)는 인류의 역사와 함께 해온 것이 아닙니다. 인종주의는 자본주의의 발달로 인해 발전되었으며, 통치자들은 노동계급을 분열시키기 위해 인종주의를 악용했습니다. 한국 내 이주 노동자들의 차별 극복을 위해서는 ‘우리는 같은 노동자’라는 한국인 노동자들의 연대가 필요합니다.”
파키스탄서 나 영국서 자라
16살때 나치추종자 시위에 충격
“인종주의는 노동계급 분열전략
‘분단한국’ 서도 국제연대 중요” 21일 오후 고려대에서 만난 인도인 인종주의 연구자 탈라트 아흐메드(사진·45)는 인종과 자본을 뛰어넘은 노동자들의 연대를 힘주어 강조했다. 사회주의 운동단체 ‘다함께’가 주최하는 ‘2005 전쟁과 변혁의 시대’ 포럼에 참석하기 위해 17일 한국을 찾은 그는 여기에서 한발 더 나아가 ‘지구상 유일한 분단국가’라는 한국의 특수한 상황에서도 이 원칙은 유효하다는 주장을 폈다. “통일 과정에서 민족주의적인 목소리가 강해질 수밖에 없지만 이는 장기적으로 보면 충분히 극복 가능합니다. 다만 국가가 나서서 통일운동을 주도하면 민족주의가 더욱 강화되는 경우가 보통입니다. 따라서 민간이 좀더 적극적으로 통일운동에 나설 필요가 있습니다.” 그는 “동독과 서독의 통일 과정에서 터키계 이주노동자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찬성 목소리를 냈다”며 “한국에서도 마찬가지 움직임이 있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국경을 넘어선 노동자들의 연대라는 원칙 가운데서도 이주 노동자들과의 연대를 강조한 그는 그 자신이 한때 ‘피부색 다른 이방인’이었다. 1962년 파키스탄의 카라치에서 태어난 뒤 “기억도 못할 만큼 어릴 나이”에 영국으로 이민을 간 것이다. 16살이 되던 해에 당시 텔레비전에서 영국을 휩쓸었던 나치 추종자들의 시위를 목격하며 그 인종주의에 큰 충격을 받았다. 그는 “사실 더 큰 충격은 나치추종자들의 반대편에 있던 또 다른 시위대에서 받았다”며 “피부색이 희고 검고를 떠나 나치에 반대하면서 함께 싸우는 그들의 모습은 감명 그 자체였다”고 회고했다. 그는 이후 이슬람, 인도문학, 영국 무슬림, 문화와 계급, 인도 영화감독들, 흑표범당, 말콤 엑스와 흑인해방투쟁, 자본주의와 노예제, 인종과 계급 등을 공부하고 이에 대한 글을 쓰고 강연을 해 왔다. 현재는 런던에 있는 동양아프리카학대학(SOAS)에서 '인도의 진보 작가 운동과 사회주의'라는 주제로 박사논문을 쓰고 있다. 글·사진이정국 기자 jglee@hani.co.kr
16살때 나치추종자 시위에 충격
“인종주의는 노동계급 분열전략
‘분단한국’ 서도 국제연대 중요” 21일 오후 고려대에서 만난 인도인 인종주의 연구자 탈라트 아흐메드(사진·45)는 인종과 자본을 뛰어넘은 노동자들의 연대를 힘주어 강조했다. 사회주의 운동단체 ‘다함께’가 주최하는 ‘2005 전쟁과 변혁의 시대’ 포럼에 참석하기 위해 17일 한국을 찾은 그는 여기에서 한발 더 나아가 ‘지구상 유일한 분단국가’라는 한국의 특수한 상황에서도 이 원칙은 유효하다는 주장을 폈다. “통일 과정에서 민족주의적인 목소리가 강해질 수밖에 없지만 이는 장기적으로 보면 충분히 극복 가능합니다. 다만 국가가 나서서 통일운동을 주도하면 민족주의가 더욱 강화되는 경우가 보통입니다. 따라서 민간이 좀더 적극적으로 통일운동에 나설 필요가 있습니다.” 그는 “동독과 서독의 통일 과정에서 터키계 이주노동자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찬성 목소리를 냈다”며 “한국에서도 마찬가지 움직임이 있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국경을 넘어선 노동자들의 연대라는 원칙 가운데서도 이주 노동자들과의 연대를 강조한 그는 그 자신이 한때 ‘피부색 다른 이방인’이었다. 1962년 파키스탄의 카라치에서 태어난 뒤 “기억도 못할 만큼 어릴 나이”에 영국으로 이민을 간 것이다. 16살이 되던 해에 당시 텔레비전에서 영국을 휩쓸었던 나치 추종자들의 시위를 목격하며 그 인종주의에 큰 충격을 받았다. 그는 “사실 더 큰 충격은 나치추종자들의 반대편에 있던 또 다른 시위대에서 받았다”며 “피부색이 희고 검고를 떠나 나치에 반대하면서 함께 싸우는 그들의 모습은 감명 그 자체였다”고 회고했다. 그는 이후 이슬람, 인도문학, 영국 무슬림, 문화와 계급, 인도 영화감독들, 흑표범당, 말콤 엑스와 흑인해방투쟁, 자본주의와 노예제, 인종과 계급 등을 공부하고 이에 대한 글을 쓰고 강연을 해 왔다. 현재는 런던에 있는 동양아프리카학대학(SOAS)에서 '인도의 진보 작가 운동과 사회주의'라는 주제로 박사논문을 쓰고 있다. 글·사진이정국 기자 jg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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