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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노동

채용엔 눈감고 노동시간만 늘려…
기업 87%가 ‘연장근로 한도 위반’

등록 2013-08-20 20:23수정 2013-08-20 22:33

고용부, 사업장 314곳 감독 결과
업체 73%는 수당도 없이 일시켜
대다수의 기업들이 주당 12시간으로 제한돼 있는 연장근로 한도를 어기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용노동부가 20일 발표한 ‘2013년 상반기 근로시간 감독’ 결과다. 한국 사회에 만연한 장시간 노동 문제를 수치로 보여준 것이어서 노동계가 주목하고 있다.

이번 감독은 314개 사업장을 대상으로 정기감독과 수시감독을 통해 이뤄졌다. 결과를 보면, 감독 대상 사업장 가운데 272곳(86.6%)이 근로기준법이 정한 연장근로 한도를 위반했다. 10곳 가운데 9곳이 법을 어기면서까지 장시간 노동을 시킨 것이다. 추가로 일을 시켜놓고도 수당 등을 지급하지 않아 적발된 사업장도 228곳(72.6%)이었다. 연장·휴일 수당 및 연차 미사용 수당 등을 주지 않아 생긴 체불 금액만 16억4000만원에 달했다.

특히 자동차 등 제조업 노동자들이 상대적으로 더 긴 장시간 노동에 시달렸다. 85곳 사업장을 대상으로 한 수시감독 결과를 보면, 자동차 제조업 사업장의 94.9%, 금형 제조업과 전기장비 제조업 등을 포함한 기타 제조업 사업장의 84.7%가 연장근로 한도를 위반했다. 이는 정보기술 업종(70%), 의료기기·신소재 제조업(80.7%)보다 높은 수치다.

고용부는 “만연한 주중 연장노동과 휴일 노동 탓”이라는 분석을 내놓았지만, 노동계는 더 근본적인 원인으로 ‘기업의 비용 줄이기’를 지목하고 있다. 전국금속노동조합 엄교수 정책실장은 “공장을 더 짓고 채용을 늘려야 하는 상황인데도 노동자에게 일을 더 시키는 쪽으로만 몰아간다. 기업이 주야 맞교대 등 몸으로 때우는 방식을 고집하는 한, 장시간 노동 문제는 개선될 수 없다. 설비와 인적 투자를 늘리는 것이 근본 해결책이다”라고 조언했다.

장시간 노동은 제조업의 문제뿐만이 아니다. 이날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은 지난 3월10일부터 두달 동안 전국의 병원에서 일하는 노동자 2만2000여명의 노동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 결과 간호사 등 병원 노동자들은 일주일에 46.9시간, 주 5일 기준으로 하루 평균 9.3시간을 일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나라 노동자 평균인 41.8시간보다 5시간 이상 긴 노동시간이다.

전문가들은 정부의 역할을 주문하고 있다. 전북대 법학전문대학원의 이호근 교수는 “지속·정기·반복적인 고용부의 엄격한 감독이 선행돼야만 문제가 풀릴 수 있다. 장시간 노동에 대한 문제의식도 결국은 정부의 감독이 제대로 됐을 때 생기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정국 김양중 기자 jg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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