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주도로 정규직과의 차별을 금지하는 내용이 담긴 여성 시간제 일자리 업무혁약식이 체결돼 주목을 받고 있다. 국정과제로 추진중인 시간제 일자리 정착에 중요한 전환점이 될 전망이다.
여성가족부는 조윤선 장관이 참석한 가운데 4일 스타벅스 코리아와 ‘경력단절 여성의 시간선택제 일자리 채용 활성화’ 업무 혁약식을 맺었다. 협약 내용에 따르면 출산이나 육아 문제로 퇴사한 스타벅스 여성 노동자들이 직장으로 복귀할 수 있는 ‘리턴맘 시간선택제 채용’ 프로그램이 도입된다. 이를 통해 경력단절 여성 노동자 100여명을 올 하반기에 채용하고, 제도를 지속적으로 운영할 예정이다. 협약식에서 조윤선 장관은 “시간 선택제 일자리의 모범사례가 되기를 바란다”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주목할 것은 협약서 내용에 정규직과의 차별을 금지하는 조항이 담겼다는 것이다. ‘리턴맘’들은 기존 경력을 고스란히 인정받고 부점장급으로 채용되어 주 20시간을 일하게 되는데, 기본급여·상여금·성과급·복리 후생 혜택(의료비, 학자금 지원 등)에서 정규직과 차별받지 않게 된다.
지난 7월 여성부는 에스케이(SK)텔레콤과 비슷한 내용의 업무협약식을 맺은 바 있으나, 당시에는 SK텔레콤의 본사가 아닌 자회사에서 고객상담 등을 하는 업무였고, 정규직 과의 차별 금지 조항이 명문화되지 않은 상태였다. 이번 협약식은 이보다 진일보한 것으로 평가된다. 시간제 일자리 모범 사례 국가인 네덜란드는 1982년 노동시간 단축과 시간제 노동자 보호 규범인 ‘바세나르협약’을 만들어 차별 금지 조항을 명문화 한 뒤 여성 중심의 고용시장 활성화에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여성부 여성정책국 관계자는 “여성 시간제 일자리 정착에 있어 정규직과의 차별 금지는 핵심 과제다. 업무혁약을 넘어 이를 법제화 하기 위한 실무진이 가동중이다”고 밝혔다.
이정국 기자 jg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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