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통지수 3.33점…1년새 0.29 상승
일-육아 병행지원 부족 가장 불만
여성 사회활동 지원정책 ‘유명무실’
일-육아 병행지원 부족 가장 불만
여성 사회활동 지원정책 ‘유명무실’
출산과 육아, 집안일을 병행하는 ‘일하는 엄마’(워킹맘)들의 고통이 지난해보다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들의 고통이 늘어난 이유로는 정책 지원의 부족 탓이 가장 큰 것으로 조사돼, 정부의 핵심 공약인 ‘일·가정 양립 지원’ 정책이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사단법인 여성·문화네트워크는 여성가족부·<여성신문>과 함께 ‘워킹맘 고통지수’를 조사한 결과 전체 응답자의 73.1%가 ‘고통을 느낀다’고 대답했고, 고통지수 평균은 올해 3.33점으로 지난해(3.04점)에 비해 0.29점이나 올랐다고 28일 밝혔다. 올해가 두번째인 이 조사는 지난달 전국 30~40살 워킹맘 1000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설문조사로 이뤄졌으며, 질문마다 1점에서 5점까지 구간을 나눠 점수화했다. 5점에 가까울수록 고통이 크다는 뜻이다.
워킹맘 고통지수는 4개 영역(영역마다 질문 9개씩)으로 나뉜다. 이 가운데 워킹맘을 가장 힘들게 하는 분야는 ‘사회생활’이었다. 지난해와 같은 3.56점으로 가장 점수가 높았다. 개인생활(3.38점), 가정생활(3.37), 직장생활(3.00)이 그 뒤를 이었다. 이들 세 영역은 지난해보다 모두 점수가 뛰었다.(그래프 참조)
사회생활 영역을 구체적으로 뜯어보면, ‘직장생활과 육아 병행의 정책적 지원’ 미흡에 대한 고통지수가 무려 4.09점으로 1위를 차지했다. 그다음은 ‘직장생활과 육아 병행의 어려움’(4.03점)으로, 이 영역의 36개 질문 가운데 이 두 가지 고통지수만 4점을 넘겼다. 정부가 지속적으로 외치는 ‘여성의 일자리와 육아 병행’ 정책이 실효를 거두지 못하고 개인적 어려움도 가중되면서 헛구호에 그치고 있음을 잘 드러낸다.
개인생활 영역에선 ‘육체적 어려움’(3.94점)이, 가정생활 영역에서는 ‘퇴근 후 휴식 정도’(3.92점)가, 직장생활 영역에선 ‘개인적인 휴가의 자율성’(3.40점)이 1위였다.
그렇다면 워킹맘들은 어떤 상황에서 아이를 더 낳을 수 있다고 했을까. 1위는 바로 고용 안정(27.6%)이었다. 이번 조사 결과를 두고 한국여성노동자회의 송은정 노동정책부장은 “여성들의 학력과 능력은 올라가는데 바뀌지 않는 사회 분위기가 고통을 가중시키는 것으로 보인다. 실효성이 떨어지는 정부 정책도 한몫을 한다”고 지적했다.
이정국 기자 jg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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