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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노동

‘근로자영자’를 아시나요?…통신 고객서비스센터 ‘변종 고용’

등록 2014-04-15 20:25수정 2014-04-16 09:22

SK브로드밴드 협력사 노동자에
실적 수당은 사업소득으로 지급
엘지U+도 사업소득세 공제하고
4대보험 미가입 확약서도 받아
불법파견 논란 피하기 ‘꼼수’ 의혹
※근로자영자 : 노동자이자 자영업자

대기업이 운영하는 통신 고객 서비스센터가 고용한 노동자들을 개인사업자(자영업자)로 간주해 연장·휴일근무 등 시간 외 수당을 주지 않는 ‘꼼수’를 부려온 사실이 드러났다. 노동자이자 자영업자인 ‘근로자영자’라는 변종 고용 형태로, 대기업체 관련 서비스 직종에서는 보기 드문 일이다.

은수미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15일 공개한 에스케이(SK)브로드밴드 협력사 노동자 급여명세서를 보면, 이곳에 고용된 노동자들은 최저임금 수준의 기본급 106만원에 퇴직금을 더해 월 150여만원의 임금을 받았다. 노동자들은 하루 2시간 안팎 연장근로를 하고 1주일에 하루 이상 휴일근로를 했으나 대부분은 휴일·연장근무 수당을 한 푼도 받지 못했다. 대신 임금과 함께 ‘장애수당’이라는 명목의 사업소득을 월 100여만원씩 받았다. ‘장애수당’은 사후서비스(AS) 기사가 인터넷·아이피텔레비전(IPTV)·전화 등에서 발생한 장애를 수리한 뒤 건수 단위로 받는 돈이다. 근로계약서를 작성한 직원한테 주는 임금과 개인사업자의 사업 소득이 섞여 있는 셈이다. 이경재 에스케이브로드밴드 비정규직지부장은 “매년 초 소득공제를 하고 봄에 사업소득공제를 한다. 내가 노동자인지 사업소득자인지 모르겠다. 고용 형태를 제대로 아는 사람이 거의 없다”고 말했다.

에스케이브로드밴드 협력사인 전국 90여곳 ‘행복센터’에서 일하는 노동자 4500여명은 인터넷 등의 신청·개통·사후서비스 따위 업무를 맡고 있다. 대부분의 센터에서 사후서비스 기사는 센터에 직접고용된 노동자이고, 개통·철거 기사는 개인사업자 형태로 센터 쪽과 도급 계약을 맺고 있다. 그러나 실제로는 모두가 원청(에스케이브로드밴드)에서 업무 지시를 받고 있어 ‘불법 파견’일 가능성이 크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의 권영국 변호사(해우 법률사무소)는 “당사자들이 토요일에 나와 일해도 휴일·연장 수당을 받아본 적이 없다고 한다. 수당을 지급해야 하는 근로기준법상의 책임을 빠져나가려고 건당으로 수당을 지급하는 방식을 쓰고 있다”고 짚었다.

엘지유플러스(LGU+) 고객서비스센터도 직원들한테 ‘개인적인 사정에 의해 4대 보험 미가입과 사업소득세 공제를 희망’한다는 확약서를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4대 사회보험 등의 책임을 회피하려는 ‘꼼수’로, 이는 불법의 소지가 짙다. 은수미 의원은 “서비스 산업에서 변종 고용이 속속 등장하고 있지만 고용노동부가 관리감독을 소홀히 하고 있다. 수시로 감독해 법 위반 사항을 밝혀내야 한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달 에스케이브로드밴드와 엘지유플러스 고객서비스센터 직원들은 지난달 노동조합을 결성해 “연장·휴일근로 수당 지급 등 근로기준법을 지키라”고 요구하고 있다.

김민경 기자 salma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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