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사회 노동

‘위험한 아웃소싱’…현대중, 두달새 5번째 사망사고

등록 2014-04-22 20:24수정 2014-04-23 10:51

계열사 3곳서…6명 모두 하청소속
재해율, 조선업 평균보다 낮지만
하청업체 포함땐 훨씬 높아져
하청업체는 산재 은폐·처리기피
“위험 떠맡기고 안전교육 부실”
21일 오후 울산광역시 동구 전하동 현대중공업 5도크에서 건조하던 액화석유가스(LPG) 운반선에서 불이 나 하청업체 노동자 김아무개(40)씨와 이아무개(38)씨가 숨졌다. 지난달부터 현대중공업 계열 공장에서 일어난 하청업체 직원의 다섯번째 사망 사고다. 노동계는 하청업체 노동자한테 위험한 업무를 도맡기는 행태를 원인으로 꼽는다.

시작은 지난달 7일 전남 영암군 현대삼호중공업에서 오아무개(41)씨가 작업 도중 2t 무게의 대형 철판에 깔려 숨진 사고다. 열사흘 뒤인 20일 현대삼호중공업에서 박아무개(41)씨가 12m 아래로 떨어져 목숨을 잃었다. 다시 닷새 뒤인 25일 울산 현대중공업 김아무개(52)씨가 바다에 빠져 숨졌다. 지난 7일 울산 현대미포조선에서 정아무개(65)씨가 8.6m 아래로 추락해 숨졌다. 모두 작업 중 일어난 일이다.

숨진 노동자 6명은 모두 하청업체 소속이다. 하청업체 노동자들은 주로 용접이나 절단, 도장 따위의 업무를 맡는다. 하창민 현대중공업 사내하청지회장은 “위험하고 유해한 일을 하청업체에 떠맡기는데다 안전교육마저 제대로 받지 못해 사고가 잦은 것 같다”고 짚었다. 하지만 성과 압박은 정규직보다 심하다. 민주노총 울산본부 노동안전 담당 정영현씨는 “현대중공업 하청업체는 직원을 상시고용하지 않고 정해진 시간 안에 맡은 물량을 완성해야 돈을 받을 수 있는 ‘물량팀’이 많다”며 “이들은 시간에 쫓기다 보니 미처 안전에 신경을 쓰기 어렵다”고 말했다.

하청업체 노동자의 산업재해는 반복되지만 이를 막기엔 빈 구멍이 크다. 무엇보다 원청은 하청업체의 산업재해에 전혀 책임을 지지 않는다. 지난해 현대중공업 재해율(노동자 100명 중 재해자 수)은 0.66으로 조선업 평균 재해율(0.69)보다 낮다. 덕분에 현대중공업은 지난해 1~8월 산재보험료를 101억여원 감액받았다. 산재 사고가 적은 사업장의 보험료를 깎아주는 특혜를 받은 것이다. 그러나 하청업체의 재해율을 포함하면 현대중공업의 재해율은 0.95까지 높아진다.

하청업체도 산재 처리를 기피하거나 은폐한다. 민주노총 울산본부는 “업무상 재해나 질병을 경험한 노동자 가운데 산재 처리를 했다고 답한 비율은 3.7%뿐”이라고 밝혔다. 한정애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공개한 자료를 보면, 고용노동부 울산지청은 지난해 7월 현대중공업 사내하청지회가 고발한 40건의 산재 은폐 의혹 사건 중 19건을 사실로 인정했다. 민주노총 정영현씨는 “원청은 책임을 안 지고 하청은 산재를 은폐하다 보니 실태가 드러나지 않고 작업환경도 바뀌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사정이 이런데도 고용노동부 울산지청은 노조 쪽의 특별근로감독 등의 요구에 별다른 조처를 취하지 않고 있다. 고용부 울산지청 관계자는 “정확한 원인을 조사중”이라고만 밝혔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현대중공업 직원이나 협력사 직원 모두 똑같은 안전교육을 하고 있다. 원인을 분석해 재발 방지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김민경 기자 salmat@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사회 많이 보는 기사

전광훈 ‘지갑’ 6개 벌리고 극우집회…“연금 100만원 줍니다” 1.

전광훈 ‘지갑’ 6개 벌리고 극우집회…“연금 100만원 줍니다”

하늘이 영정 쓰다듬으며 “보고 싶어”…아빠는 부탁이 있습니다 2.

하늘이 영정 쓰다듬으며 “보고 싶어”…아빠는 부탁이 있습니다

‘윤석열 복귀’에 100만원 건 석동현…“이기든 지든 내겠다” 3.

‘윤석열 복귀’에 100만원 건 석동현…“이기든 지든 내겠다”

검찰, 김정숙 여사 ‘외유성 출장’ 허위 유포 배현진 불기소 4.

검찰, 김정숙 여사 ‘외유성 출장’ 허위 유포 배현진 불기소

‘장원영’이 꿈이던 하늘양 빈소에 아이브 근조화환 5.

‘장원영’이 꿈이던 하늘양 빈소에 아이브 근조화환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