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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노동

민주노총 가입했다고 욕설…‘입이 더러운’ 청소 사장님

등록 2014-04-23 20:05수정 2014-04-24 09:26

“회사를 말아먹으려고…개xx”
노동자에 폭언·막말 일삼아
힘든 업무 배치 등 노조탄압 주장도
지방자치단체의 환경미화를 맡은 용역회사의 사장이 소속 노동자가 최근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에 가입했다는 등의 이유로 폭언을 한 사실이 드러났다.

<한겨레>가 23일 입수한 녹취파일을 들어보면, 경기도 이천시내 생활쓰레기를 치우는 ㄷ용역회사의 원아무개 대표는 16일 오후 5시께 거리 청소를 마치고 돌아온 노동자 박기수(47·가명)씨한테 박씨가 최근 민주노총에 가입한 사실을 문제 삼으며 폭언을 퍼부었다. 원 대표는 박씨한테 “회사를 말아먹으려고 그러냐, 이 개××들”이라며 “2년 동안 속을 썩였으면 됐지 거기다 또 민주노총에 가입을 해, 개××아? 일은 더럽게 못하는 ××들이…”라고 말했다. 원 대표는 이어 “썅놈의 ××들. 그냥 법만 없으면 뒈지게 아주 때려죽이고 싶어”라고도 했다. 또 원 대표는 최근 현장을 찾은 민주노총 전국민주연합노조의 김인수 정책국장과 박씨가 만난 사실을 들며 “그 ××하고 뭐 했냐”고 따져 묻기도 했다.

박씨 등 노동자들은 2년여 전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 중부일반노조에 가입했을 때 회사가 상여금과 각종 수당을 통상임금에서 빼고 연장·휴일근로 수당을 계산했다며 못 받은 돈을 돌려달라는 소송을 낸 바 있다. 이들 노동자는 지난해 말 한국노총을 탈퇴했고 이 가운데 박씨 등 4명이 지난 9일 민주노총 소속인 민주연합노조에 가입했다. 원 대표는 이를 문제 삼아 막말을 한 것이다.

원 대표의 이날 폭언은 박씨가 점심시간 20분 전인 오전 11시40분에 밥을 먹은 사실을 꼬투리 잡아 시작됐다. 원 대표는 “12시도 안 됐는데 왜 밥을 처먹냐? 그리고 1시 딱 되면 (식당에서) 나오고. 이 썅놈의 ××, 그냥 지멋대로야”라고 막말을 퍼부었다.

이 회사가 민주노총에 가입한 노동자들한테 다른 업무를 맡기는 등 노조를 탄압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박씨도 원래 대형폐기물 차량을 타다 민주노총 가입 뒤 손수레를 끌고 지역을 돌아다니며 분리수거를 하는 업무로 바뀌었다.

이와 관련해 원 대표는 “다른 직원들이 박씨 등이 비협조적이라서 일을 함께 못 하겠다고 하는 등 사원들 사이에 불신이 컸다. 그래서 손수레 작업을 내보냈을 뿐”이라고 해명했다. 김인수 정책국장은 “아직도 40대 중후반의 노동자한테 막말을 일삼고 노동자가 민주노총에 가입하면 회사를 말아먹는 짓이라고 생각하는 사용자가 있다는 사실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전종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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