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업중 발견…노조 “사고사” 주장
경찰 “저항흔적 없어” 자살에 무게
경찰 “저항흔적 없어” 자살에 무게
작업중이던 울산광역시 동구 전하동 현대중공업 하청업체 노동자가 26일 오전 숨진 채 발견됐다. 노동조합 쪽은 ‘사고사’로 판단하고 있지만, 경찰은 자살에 무게를 두고 정확한 사망 원인을 조사중이다.
울산 동부경찰서와 고용노동부 울산 고용노동지청 관계자의 말을 종합하면, 26일 오전 11시37분께 에어호스에 목이 감긴 하청업체 직원 정아무개(44)씨를 동료 직원이 발견하고 병원으로 옮겼으나 숨졌다. 울산 고용노동지청 관계자는 “자신이 작업하던 곳에서 직선거리로 22m 떨어진 곳에서 발견됐다. 동료 직원이 자신의 에어호스에서 에어가 나오지 않자 밖으로 나왔다가 정씨를 발견했다”고 말했다. 정씨는 현대중공업 하청업체 물량팀 직원으로 배에 페인트칠을 하는 도장 작업 전, 모래 등을 이용해 녹을 제거하는 샌딩 작업을 맡고 있었다. 에어호스는 샌딩 작업에 사용되는 공기가 나오는 30~40m 정도의 긴 호스다. 울산 동부경찰서 관계자는 “사고 여부 등 정확한 원인을 현재 조사 중”이라며 “부검 결과 사망 원인은 질식사였고 저항 흔적은 발견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자살 가능성에 무게를 두는 태도다.
반면, 노조 쪽은 정씨가 3m 높이에서 작업하다 추락하면서 에어호스에 감겨 숨진 사고사로 보고 있다. 하창민 현대중공업 사내하청지회장은 “발견된 곳이 동료들이 함께 작업하던 공간이고 유서도 발견되지 않았다. 상식적으로 작업복을 입고 한창 일하던 시간에 갑자기 자살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로써 지난 3월7일부터 현대삼호중공업, 현대미포조선 등을 포함한 현대중공업 계열사에서 숨진 하청업체 노동자는 7명으로 늘었다.
김민경 기자 salma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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