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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노동

11년째 지킨 ‘아름다운 약속’…455명이 정규직 꿈 이뤘다

등록 2014-04-30 20:23수정 2014-04-30 22:28

30일 오후 전북 군산시 소룡동 타타대우상용차에서 편철용(33·오른쪽)씨가 차체에 조립하기 전 상태의 엔진을 보고 있다. 함께 일하는 정규직 선배 최동린(42·왼쪽)씨는 “똑같은 일 하는데 급여 차이가 나는 게 안타까웠는데 이번에 정규직이 돼 기쁘다”고 말했다. 전국금속노동조합 타타대우상용차지회 제공
30일 오후 전북 군산시 소룡동 타타대우상용차에서 편철용(33·오른쪽)씨가 차체에 조립하기 전 상태의 엔진을 보고 있다. 함께 일하는 정규직 선배 최동린(42·왼쪽)씨는 “똑같은 일 하는데 급여 차이가 나는 게 안타까웠는데 이번에 정규직이 돼 기쁘다”고 말했다. 전국금속노동조합 타타대우상용차지회 제공
타타대우차 노사 2003년 합의뒤
매년 수십명씩 비정규직 벗어나
3년 안에 모든 직원 정규직 될듯
편철용(33)씨가 스물네살 때 얻은 첫 직장은 서울 서초구 양재동 현대자동차 본사의 경호직원이었다. 본사 소속의 정규직이 아닌 하청업체에 고용된 비정규직이었다. 불투명한 미래에 그는 1년 만에 고향인 군산으로 내려왔다. 전북 군산시 소룡동 타타대우상용차 비정규직으로 입사했던 형이 정규직으로 전환되는 모습이 계기가 됐다. 타타대우상용차 입사의 꿈은 2007년 10월 이뤄졌다. 처음엔 하청업체에 소속된 3개월 단기 계약직이었다. 2008년 1월부터는 1년 단위로 재계약을 맺었다. 그리고 6년 뒤인 오는 5월2일, 편씨는 마침내 정규직이 된다. 30일 타타대우상용차에서 만난 그는 “타타는 이 지역에서 가장 일하고 싶은 기업으로 꼽힌다. 조금만 기다리면 정규직이 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사내하청 비정규직이었던 편씨가 정규직이 될 수 있었던 건 11년째 지켜지고 있는 회사와 노동조합의 ‘아름다운 약속’ 덕이다. 타타대우상용차와 전국금속노동조합 타타대우상용차지회(타타지회)는 2003년부터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에 합의했고, 11년간 455명을 정규직으로 전환시켰다. 이 약속은 2008년 경제위기 때도 깨지지 않았다.

1995년 만들어진 타타대우상용차 공장은 원래 대우상용차 군산공장이었다. 1997년 외환위기 여파로 241명이 희망퇴직하고 회사가 법정관리에 들어가면서 2004년 타타모터스에 인수됐다. 정규직 100%였던 공장에 사내하청 비정규직 노동자가 나타난 건 2002년부터다. 생산이 늘어나자 회사는 필요 인력을 비정규직으로 채웠다. 1년 뒤 사내하청 비정규직은 생산직 직원(600여명)의 3분의 1(185명)까지 늘었다. 2003년 정규직 노동자로 구성된 타타지회는 ‘비정규직의 정규직화와 처우 개선’을 요구했고 회사는 이를 받아들였다. 2008년부터는 금속노조의 ‘1사1노조’ 정책에 따라 사내하청 비정규직 노동자도 타타지회에 가입했고, 정규직과 비정규직 노조원이 한 식구가 되면서 약속은 더 굳건해졌다. 차덕현 지회장은 “정규직들에게는 처음에 비정규직 채용을 반대하지 못한 죄책감이 있었다. 회사도 당시 수익이 나던 상황이라 받아들였고, 한번 두번 횟수가 늘어날수록 정규직화를 거부할 명분을 잃었다”고 말했다.

편철용씨는 이제 ‘여유로운 삶’이라는 새로운 꿈이 생겼다. 정규직이 되면 연봉은 2000만원가량 늘고 대학 학자금, 의료비 등도 지원받게 된다. 10월에 태어날 아이까지 네 식구의 생계를 책임지는 편씨로선 한결 짐을 덜게 됐다. 그는 “가족들이 정말 좋아해요. 오늘 하청업체에 사직서를 쓰러 갑니다. 이젠 마음이 정말 편해졌어요”라고 말했다. 타타대우상용차에 남은 비정규직은 149명이다. 그들도 2~3년 안이면 모두 정규직의 꿈을 이루게 된다.

군산/김민경 기자 salma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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