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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노동

CCTV에 밀려나…대학 경비원 정문지붕 농성

등록 2014-05-13 20:20수정 2014-05-13 21:36

1년 2개월 새 두번째 해고를 당한 서울여대 경비 노동자 이재수씨가 13일 새벽 서울 노원구에 있는 서울여대 정문 위에 올라가 ‘지붕농성’을 벌이고 있다.
공공운수노조 서경지부 제공
1년 2개월 새 두번째 해고를 당한 서울여대 경비 노동자 이재수씨가 13일 새벽 서울 노원구에 있는 서울여대 정문 위에 올라가 ‘지붕농성’을 벌이고 있다. 공공운수노조 서경지부 제공
통합시스템 탓에 네달만에 해고
14개월 사이 2번 잘리는 아픔
“이럴 거면 뽑지 말았어야”
지난달 말까지 서울 노원구 서울여대 학생기숙사 경비를 맡던 이재수(60)씨가 13일 5m 높이의 학교 정문 지붕에 올랐다. 대학과 소속 용역업체 쪽의 해고 조처에 항의하는 몸짓이다. 이씨는 지난달 13일 동료 노동자 9명과 함께 ㅁ업체에서 해고 통보를 받고 이달부터 근무지를 잃었다. 이씨는 <한겨레>와 통화에서 “올해 1월부터 일했는데, 이렇게 네달 만에 자를 거면 뽑지를 말았어야 한다”며 분을 삭이지 못했다.

이씨가 서울여대와 처음 인연을 맺은 때는 2011년 10월이다. ㅅ용역업체 소속으로 들어와 정문과 남문을 거쳐 개교 50돌 기념관 경비를 맡다 지난해 3월 말 잘렸으니 서울여대에서만 14달새 두번째 해고다. 당시 용역업체는 퇴근하는 직원들한테 큰 검은 비닐봉투를 주며 “작업복을 벗어서 넣어놓고 가라. 내일 아침에 자기 비닐봉투가 없으면 해고된 것”이라고 했다. 다음날 아침 이씨의 비닐봉투는 놓여 있지 않았다. 해고 한 달 전까지는 본인한테 통보해야 한다는 근로기준법 조항은 무시됐다.

이씨는 올해 1월부터 서울여대에서 ㅈ용역업체 소속으로 다시 일하기 시작했는데 두 달 만에 업체가 지금의 ㅁ용역업체로 바뀌었다. 대학도 그 자리에 있고 노동자도 그곳에서 계속 일하는데, 용역업체 사장 얼굴만 계속 바뀌는 걸 지켜봐야 하는 게 간접고용 노동자의 현실이다.

이번에는 해고의 악역으로 검은 비닐봉투 대신 폐쇄회로텔레비전(CCTV)이 등장했다. 대학 쪽은 통합경비시스템을 구축한다며 경비노동자 26명 가운데 10명은 더이상 필요치 않다고 했다. 이씨와 동료들은 최근 헌신발 30여켤레를 모았다. 노동자를 헌신짝 취급하는 학교를 향해 조만간 전시회를 열 계획이다.

이날 공공운수노조 서경지부 서울여대분회의 이경복 부분회장, 한혁 조직부장과 함께 ‘지붕농성’에 들어간 이씨는 “학교가 복직시켜줄 때까지 절대 내려가지 않을 생각”이라고 말했다. 전종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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