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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노동

“살기 위해선 계속 싸울 수밖에 없다”

등록 2014-05-27 19:50수정 2014-05-30 20:49

위영일 삼성전자서비스 지회장
위영일 삼성전자서비스 지회장
위영일 삼성전자서비스 지회장 옥중 인터뷰

염호석씨 죽음 사과·교섭 요구
노숙 농성중 연행뒤 영장 발부돼
조합원들 집·차 팔아가며 파업참여
“원청인 삼성이 교섭에 나서야”
26일 투명한 플라스틱 창 너머로 전국금속노동조합 위영일 삼성전자서비스 지회장이 들어섰다. 낯빛이 초췌하다. 위 지회장은 17일 강원도 강릉에서 염호석 경남 양산 분회장이 숨진 채 발견되고 다음날 주검을 경찰에 ‘빼앗긴’ 뒤 하루도 맘 편히 지내지 못했다. 그는 파업 첫날인 19일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본관 앞에서 경찰에 연행돼, 23일 구속됐다. 그는 “대기업은 법을 어겨도 괜찮고 노동자들이 거리에서 구호를 외치면 공무집행방해죄로 잡혀오는 게 현실”이라고 짚었다. 노조는 지난해 7월 설립 뒤 삼성전자서비스를 불법파견, 부당노동행위 등의 혐의로 고용노동부에 진정하고 검찰에 고발했다. 하지만 삼성전자서비스가 처벌받은 적은 없다. 삼성전자서비스지회는 출범 열달 만에 동료 세명을 하늘로 떠나보내야 했다. 간부 3명은 구속됐다.

위 지회장은 고 염호석 분회장을 헌신적인 사람이라 기억한다. 그는 “자기도 경제적으로 어려웠는데 다른 조합원의 병원비를 걱정하는 유서를 남길 정도로 이타심이 강했다”며 “자신을 희생해 다른 조합원들의 안위를 꾀하려 그런 선택을 한 것 같다”고 말했다. 염호석 분회장은 ‘시신을 찾게 되면 지회가 승리할 때까지 안치해 주십시오’라는 유언을 남겼다. 경찰이 ‘유족의 요청’을 내세워 주검을 탈취해 노조는 그 유언을 받들 수 없게 됐다. 상황이 어렵다.

위 지회장은 “살기 위해서라도 계속 싸울 수밖에 없다”고 단호하게 말했다. “비인간적인 노동조건에 분노해 노조를 만들었는데 회사는 노조가 결성되자 일거리마저 주지 않아 조합원들이 집과 차까지 팔아가며 파업에 참여”하고 있어서다.

그는 삼성이 직접 문제 해결에 나서라고 요구했다. “(삼성) 대신 교섭에 나선 한국경영자총연합회는 임금·폐업센터 대책과 관련해 구체안을 내놓지 않고 시간만 끌었다. 이를 책임질 수 있는 원청이 교섭에 나서야 한다. 근본적으로는 노조를 인정하지 않는 삼성의 태도가 바뀌어야 한다.”

삼성전자서비스지회는 염호석 분회장의 죽음에 대한 사과와 협력사 사장·원청의 성실 교섭을 요구하며 19일부터 파업에 들어갔다. 파업 아흐레째인 27일 위영일 지회장, 라두식 수석부지회장 등 구속된 노조 간부 3명은 서울중앙지검으로 송치됐다. 감옥과 하늘로 동료를 떠나보낸 조합원들은 27일 서울 종로구 조계사에서 ‘삼성 노동자들의 생명과 평화를 기원하는 108배’를 올렸다.

김민경 기자 salmat@hani.co.kr

‘시신탈취 논란’ 염호석 생모 “장례방해는 경찰이 했다” [한겨레포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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