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실련, 숙박업계 노동자 실태 분석
한달 14시간 더 일하고 67만원 적어
임시·일용직 79%, 평균의 두배 넘어
한달 14시간 더 일하고 67만원 적어
임시·일용직 79%, 평균의 두배 넘어
정부가 ‘학교 옆 호텔’ 건립 등 규제 완화를 통해 호텔 일자리 2만5000개를 새로 만들겠다고 했지만, 호텔을 포함한 숙박업계 노동자 상당수가 저임금·일용직 등 ‘나쁜 일자리’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0명 중 3명은 월 100만원도 받지 못하는 상황이다. 정부가 주장하는 ‘1조원 경제 효과’나 고용 창출 효과가 부풀려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은 26일 숙박업계 노동자들의 임금이 전체 노동자를 기준으로 볼 때 75% 수준에 불과하며, 고용 형태는 임시·일용직이 79%에 이른다고 밝혔다. 경실련이 고용노동부와 통계청에서 정보공개 청구로 받아 분석한 자료를 보면, 지난해 숙박업계 노동자는 월평균 22일(190.3시간)을 일하고 199만원을 받았다. 전체 노동자 평균에 견줘 14시간 더 일했지만 임금은 67만원 적은 수준이다.
특히 숙박업 노동자 가운데 월급이 100만원을 밑도는 비율은 33%나 됐다. 이 가운데 임시·일용직 평균 월급은 79만원으로, 같은 사업장의 상용직에 견줘 165만원이나 적었다.
호텔업계 노동자의 직종별 임금 편차도 컸다. 호텔 건립으로 객실이 증가할 경우 가장 많이 늘어나는 일자리인 ‘룸 어텐던트’(침실 정리·청소 등 담당)는 월평균 임금이 117만원 정도에 불과했다. 시설 관리나 재무·총무 등 사무직종과는 123만원 정도 차이가 벌어졌다.
지난해 전체 노동자 가운데 임시·일용직 비율은 35.8%였지만, 호텔업을 포함한 숙박·음식점업의 임시·일용직 비율은 79.2%에 달했다.
최봉문 경실련 도시개혁센터 운영위원장(목원대 교수)은 “학교 주변 호텔 건립을 추진해 늘어나는 일자리는 매우 열악한 일자리가 될 것으로 보인다. 고용 창출 효과에 대한 충분한 근거가 없다”고 밝혔다.
박기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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