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단교섭이 낳은 따뜻한 연대
공공운수노조 서경지부 인덕대분회는 지난 3월19일부터 꼬박 한달간 파업을 벌였다. 올해부터는 다른 대학과 임금·단체협약을 동일하게 적용한다는 지난해 합의에 대학본부 쪽이 어깃장을 놨기 때문이다. 긴 싸움 동안 인덕대분회 조합원 38명은 외롭지 않았다. 총장실을 점거하거나 본관 앞 집회를 열 때면 다른 대학 분회 소속 동료 노동자들이 ‘최저임금 대폭인상! 생활임금 쟁취!’ 등이 적힌 빨간 조끼를 입은 채 함께했기 때문이다.
인덕대와 가까운 경희대 백영란(56) 분회장도 파업 기간 동안 인덕대를 하루가 멀다하고 찾았다. 경희대분회는 앞서 집단교섭에 참여한 분회 중 처음으로 시급 6200원에 잠정합의한 상황이었다. 백 분회장은 “다른 학교에서 임금협약이 체결되지 않으면 집단교섭은 끝나지 않는다. 시작도 끝도 함께해야 한다”며 연대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서경지부 조합원들은 지난 4년의 집단교섭 경험을 따뜻하고 강한 연대로 기억한다. 집단교섭은 참여하는 모든 분회에서 같은 내용의 임금협약이 합의돼야 비로소 끝이 난다. 집단교섭이라는 울타리 안에 함께 묶여 있기 때문에 파업도 같이하고 자신의 대학에서 임금협약이 체결돼도 그렇지 않은 다른 대학의 싸움에 힘을 보탠다.
서경지부 조합원들이 다른 학교 집회에 자유롭게 연대할 수 있는 힘은 단체협약에서 나온다. 2011년 집단교섭 때 동일하게 맺은 단체협약에는 ‘근무시간이라도 노동조합 활동을 할 수 있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이화여대분회 조합원 박정운(62)씨는 “같은 노조에 소속된 노동자로서 함께 싸우는 건 당연하다. 혼자보다 둘이, 둘보단 셋이 모이면 더 큰 힘이 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김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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