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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노동

동생 회사에 일감 준 총수, 비정규직 고용해 돈 버는 동생

등록 2014-07-10 21:41수정 2014-07-11 11:08

허창수 GS그룹 회장(가운데)이 지난해 6월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박근혜 대통령 수행 경제사절단 조찬 간담회에서 현정은 현대그룹회장,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등 재벌 총수들과 환담을 나누고 있다. 청와대 사진기자단
허창수 GS그룹 회장(가운데)이 지난해 6월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박근혜 대통령 수행 경제사절단 조찬 간담회에서 현정은 현대그룹회장,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등 재벌 총수들과 환담을 나누고 있다. 청와대 사진기자단
[나쁜 일자리 만드는 재벌 계열사]
지에스네오텍, 허창수 회장 동생 소유
내부거래율 45%-비정규직 비율 84%

롯데로지스틱스, 내부거래율 94%
노동자 10명중 6명은 간접 고용

계열사·총수 일가가 지분 100% 갖고
저임금 등 비정규직 희생 대가로
특정인에게 이익 돌아가는 구조
지에스쪽 “설비사업 특성상 불가피”
간접고용 등 비정규직으로 일자리의 대부분을 채우고 내부거래를 통해 손쉽게 수익을 거두는 재벌 계열사에는 특징이 있다. 재벌 계열사나 총수 일가가 지분을 100% 갖거나 대주주라는 사실이다. 저임금과 고용불안에 시달리는 비정규직의 희생을 대가로 특정인한테 이익이 돌아가는 구조다.

대표적인 곳이 허창수 지에스 회장의 동생 허정수씨가 지분 100%을 소유한 지에스네오텍이다. 고용노동부의 ‘고용형태 공시’를 보면, 이 회사의 노동자 1969명 가운데 정규직은 317명(16.1%)뿐이다. 일용직 노동자(1410명)와 간접고용 노동자(141명) 등 비정규직 비율이 83.9%에 이른다.

이 회사는 전기통신공사업체로 교환기나 유무선 통신케이블 설치 공사 등을 전문으로 한다. 최근 매출 성장세가 가파른데 대부분이 계열사와 내부거래 덕이다. 이 회사의 지난해 매출액 6613억원 가운데 지에스건설(2540억원) 등 계열사 간 거래가 3024억원으로 매출의 45.4%를 차지한다. 지난해 당기순이익 규모는 93억원이다. 형은 자신이 총수인 재벌 내부 계열사의 설비 관련 일감을 동생 회사에 몰아주고 동생은 비정규직한테 그 일을 시켜 수익을 얻고 있는 셈이다.

(※ 클릭시 확대됩니다.)
내부거래 비율이 각각 91.0%, 89.7%이고 비정규직 비율이 74.3%, 69.0%에 이르는 삼성전자로지텍과 하이비지니스로지스틱스(엘지)는 삼성전자와 엘지전자가 지분 100%를 모두 갖고 있다. 삼성과 엘지그룹 내부 계열사의 각종 물류를 담당하는 회사들이다.

롯데로지스틱스도 롯데리아·호텔롯데·롯데푸드·롯데쇼핑·롯데제과 등이 대주주로 49.7%의 지분을 갖고 있다. 이 회사의 내부거래 비율은 기록적이다. 지난해 매출액 2조1286억원 가운데 계열사가 차지한 비율이 94.0%(2조24억원)에 이른다. 계열사 없이는 사실상 사업이 불가능한 구조다. 이 회사에서 일하는 노동자 1338명의 58%(776명)가 간접고용 노동자다. 롯데로지스틱스 사업장에 와서 일하는 노동자 열에 여섯이 사내하청이나 파견 노동자라는 뜻이다. 고용형태 공시제도는 해당 사업장에 와서 일하지 않고 자체 사업장에서 일하는 사외 협력사 노동자는 공시 대상으로 삼지 않는다.

고용형태 공시 자료를 분석해보니, 재계 3위인 에스케이 계열사 가운데 비정규직 비율이 에스케이건설(67.8%)에 이어 두번째로 높은 에스케이해운(64.0%)도 노동자 1561명 가운데 다른 회사 소속으로 이 회사에 와서 일하는 간접고용 노동자가 38.8%, 1~2년짜리 기간제 노동자가 25.2%에 이른다. 이 회사의 매출 32.3%는 에스케이에너지·에스케이가스·에스케이인천석유화학·에스케이네트웍스 등 계열사에서 나왔다. 에스케이해운의 지분 83%를 ㈜에스케이가 갖고 있다. 이 회사는 지난해 극심한 해운업 경기 불황으로 1061억원의 적자를 봤다.

이에 대해 재벌 쪽은 물류나 건설 관련 업종의 특성상 간접고용 노동자를 많이 쓸 수밖에 없다고 해명했다. 지에스 관계자는 10일 “지에스네오텍은 사업 특성상 하도급을 받아서 전기설비 공사를 하는 회사라 현장 일용직 인원들 수가 대다수다. 그룹 차원에선 비정규직을 없애는 쪽으로 방향을 잡고 있는데 이런 곳들은 사업 특성상 어쩔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야당 간사를 맡고 있는 이인영 의원(새정치민주연합)은 10일 “내부거래로 일감을 몰아 받는 재벌 계열사의 간접고용 비율이 60~70%라는 사실은 말 그대로 임금의 중간착취다. 해당 기업 인력으로 감당할 수 없을 만큼의 일감을 받아 이를 하청업체에 넘기고 이익은 자기 몫으로 가져가는 행위는 지탄받아야 한다”며 “이 문제를 공론화해 관련 법률 정비에 나설 예정”이라고 밝혔다.

전종휘 기자 symbio@hani.co.kr

<관련기사>

일감 몰아받는 재벌계열사 간접고용 많아

숨겨진 간접고용 ‘협력사 직원’

지에스·현대중공업·포스코…노동자 절반 이상 비정규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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