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사회 노동

[단독] ‘시장임금’ 의존 커 장시간 노동 이어져
사회보험 사각지대 없애고 복지 확충해야

등록 2014-09-11 00:53수정 2014-09-11 07:36

한국 사회임금 OECD 최하위
경제개발협력기구(OECD) 최하위 수준인 것으로 나타난 우리나라의 빈약한 ‘사회임금’은 노동자들의 장시간 노동을 부추기고, 노사대립 등 사회적 갈등을 격화시키는 등 각종 사회문제로 이어지고 있다. 사회임금이 낮다는 것은 곧 우리 사회 구성원들이 시장경제 안에서 얻는 변동성 높은 소득(‘시장임금’)에만 의존해야 한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2012년 기준 우리나라의 사회임금(복지혜택을 돈으로 환산해 더한 수치)은 가계 가처분소득의 12.9% 수준으로 이는 오이시디 평균인 40.7%의 3분의 1 수준이며, 회원국 가운데 칠레(11.3%) 다음으로 낮다. 이런 낮은 사회임금은 오이시디 최장 수준 노동시간으로 이어진다. 오이시디 자료를 보면, 우리나라 연간 노동시간은 2092시간(2012년 기준)으로 오이시디 평균인 1709시간에 견줘 383시간이나 더 많이 일을 하고 있다. 멕시코(2317시간)에 이어 두 번째로 길다.

정부가 ‘노동시간 단축’ 정책을 추진해도, 사회임금이 낮아 가계가 시장임금에 의존해야 할 경우 노동자들이 실제 노동시간을 줄이기는 쉽지 않다.

우선 저임금 노동자가 많다. 유럽연합은 저임금계층을 중위소득의 3분의 2 미만으로 정의하는데, 한국은 이 비율이 25.1%(오이시디 평균은 16.1%)나 된다. 적정 수준의 임금을 받기 위해서는 더 많이 일해야 하는 구조다. 임금이 높은 노동자들도 복지제도가 취약한 상태에서 정리해고 등으로 일자리가 점점 불안정해지자, “일할 수 있을 때 더 벌자”는 생각으로 장시간 노동을 선택한다. 노후 문제와 자녀 교육에 대한 걱정이 크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곳이 현대자동차다. 현대차 노동자들은 밤샘근무를 없애는 등 2013년부터 노동시간이 단축됐으나 여전히 연간 약 2400시간을 일하고 있다.

미흡한 사회임금은 비정규직 채용이나 구조조정 과정에서 사회적 갈등을 더욱 심화시킨다. 시장임금 중심으로 살아가야 하는 한국에선 비정규직이 되면 저임금으로 어려움을 겪게 되고, 구조조정으로 직장에서 내쫓길 경우 고스란히 ‘가계파탄’을 감수해야 하는 처지가 된다. 이런 이유로 노조가 있는 사업장의 경우 구조조정 문제가 발생하면 격렬한 사회적 갈등이 일어난다.

사회임금을 늘리기 위해서는 우선 사회보험 사각지대를 없애야 한다. 가장 심각한 것은 국민연금과 고용보험이다. 비정규직의 경우 올 3월 기준으로 국민연금은 33.1%, 고용보험은 37.5%만이 가입했다. 영세자영업자들의 경우 2012년 1월부터 고용보험 제도가 시작돼 지난해 말 기준으로 0.3%만이 가입했다. 국민연금 가입 비율은 67.9%인데, 경제상황으로 연금 납부를 중단하거나 미룬 사람들이 많다. 민주노총 이재훈 정책국장은 “정부가 저임금 사업장을 대상으로 하고 있는 보험료 지원 사업을 좀 더 확대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오이시디 평균의 절반 수준에 머물고 있는 복지혜택도 획기적으로 확대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오건호 내가만드는복지국가 공동운영위원장은 “가계소득 확충뿐만 아니라 불평등 해소, 장시간 노동 등 사회문제 해결을 위해서라도 복지 확대는 시급하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증세’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여당의 유력 대선주자로 거론되는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지난달 20일 관훈클럽 토론회에서 “세금 없는 복지는 국민을 속이는 것으로, 정치인들은 무책임한 발언을 해서는 안된다. 우리나라 조세부담률이 다른 나라에 비해 낮은데, 이 부분에 대해 생각해볼 때가 됐다”고 밝힌 바 있다.

세종/김소연 기자 dandy@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사회 많이 보는 기사

전광훈 ‘지갑’ 6개 벌리고 극우집회…“연금 100만원 줍니다” 1.

전광훈 ‘지갑’ 6개 벌리고 극우집회…“연금 100만원 줍니다”

하늘이 영정 쓰다듬으며 “보고 싶어”…아빠는 부탁이 있습니다 2.

하늘이 영정 쓰다듬으며 “보고 싶어”…아빠는 부탁이 있습니다

‘윤석열 복귀’에 100만원 건 석동현…“이기든 지든 내겠다” 3.

‘윤석열 복귀’에 100만원 건 석동현…“이기든 지든 내겠다”

검찰, 김정숙 여사 ‘외유성 출장’ 허위 유포 배현진 불기소 4.

검찰, 김정숙 여사 ‘외유성 출장’ 허위 유포 배현진 불기소

‘장원영’이 꿈이던 하늘양 빈소에 아이브 근조화환 5.

‘장원영’이 꿈이던 하늘양 빈소에 아이브 근조화환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