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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노동

“뽀뽀해 달라“ “연애하자”…청년알바 감정노동 ‘심각’

등록 2014-09-24 16:49수정 2014-09-24 20:31

2011년 3월13일 야간 아르바이트 실태 조사 중인 알바연대 회원들.
2011년 3월13일 야간 아르바이트 실태 조사 중인 알바연대 회원들.
54%가 무리한 요구받은 경험
인격무시·욕설·폭언·성희롱도
“크리스마스 때였는데 남자 손님이 오셔서는 자기한테 뽀뽀를 해달라는 거예요. 어이가 없었죠.”

서울 송파구 신천동의 한 호프집에서 아르바이트를 한 류아무개(26)씨가 겪은 일이다. 장씨는 “호주 워킹홀리데이 프로그램에 참여한 적이 있는데, 손님들의 과한 요구는 매니저가 차단한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네가 손님한테 잘해야지’라는 말이 너무 자연스럽게 나온다”며 답답해했다.

아르바이트 청년들은 매우 높은 수준의 감정노동을 하며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 청년유니온이 감정노동전국네트워크,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장하나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실과 함께 전국의 15~29살 아르바이트생 225명을 조사해 24일 내놓은 감정노동 실태조사 결과가 이런 현실을 보여준다. 최근 1년 사이에 손님한테 무리한 요구를 받았다는 이들은 절반이 넘는 121명(53.8%)에 이르렀다. 114명(50.7%)은 인격 무시 발언을 들었다고 했고, 89명(39.6%)은 욕설이나 폭언을 들었다고 했다. 성희롱이나 신체접촉을 당했다는 이도 34명(15.1%)이나 됐다. 신체적 위협(35명, 15.6%)이나 폭행(9명, 4%)을 당했다는 이들도 있었다.

조사 대상자들은 편의점과 패스트푸드점, 음식점, 술집, 커피 전문점, 빵집 등 주로 서비스업종에서 일하는 이다. ‘절반 정도 마신 소주를 키핑(보관)해달라’ ‘너무 비싸다. 값을 깎아달라’ ‘같이 나가서 밥 먹자’ ‘연애하자’ 등 황당한 요구를 거부하면 화를 내거나 폭언을 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하지만 이런 상황에서도 항상 웃거나 즐거운 표정을 지어야 했다(192명, 85.4%). 이들은 ‘나이가 어려서’(155명, 69.2%), ‘아르바이트생이라는 이유로’(153명, 68%) 부당한 대우에 자주 노출된다고 답했다.

과도한 감정노동은 몸과 마음을 해친다. 20대 때 편의점·주점·음식점 아르바이트를 한 정재영(30)씨는 “일을 마치고 집에 가면 말하기도 싫었다. 사소한 일에 화내거나 스스로 쓸모없는 인간이라고 느끼기도 했다”고 말했다. 김민수 청년유니온 위원장은 “아르바이트 현장에서 입은 상처는 자존감 저하, 우울증, 취업 거부 증상으로 이어진다. 고용노동부와 관련 업체들이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했다.

박기용 기자 xen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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