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들어 8명째…‘위험의 외주화’ 지적
울산 현대중공업에서 일하던 하청업체 노동자가 또 숨졌다. 이로써 현대중공업에선 올해 들어 모두 8명의 사내하청 노동자가 산업재해 사고로 사망했다.
울산고용노동지청은 “27일 오후 7시께 사다리에서 작업중이던 이아무개(51)씨가 추락하는 사고가 발생해 병원으로 옮겼으나 다음날 오전 11시50분 숨졌다”고 28일 밝혔다. 이씨는 배의 균형을 맞추는 평형수 탱크 도장 작업을 위해 배 밑으로 내려가다가 추락했다. 울산고용노동지청 관계자는 “쿵 소리를 듣고 근처에서 일하던 사람이 달려와 이씨를 병원으로 옮겼고 목격자는 없었다”며 “안전이 확보될 때까지 작업을 중지시켰고 사고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사고를 포함해 현대중공업에서는 지난 3월부터 모두 7번의 중대 재해사고가 발생해 노동자 8명이 목숨을 잃었다. 모두 사내하청 노동자들인데, 현대중공업은 계열사 6곳의 평균 간접고용 비율이 61.2%로 우리나라 10대 재벌 기업 가운데 간접고용 노동자 비율이 가장 높다. 이들에게 위험한 일을 떠넘기는 ‘위험의 외주화’가 근본 원인으로 지적돼 왔고, 회사 차원에서 지난 4월 개선안을 내놓았지만 사고는 끊이지 않고 있다. 박세민 금속노조 노동안전보건실장은 “많은 하청업체 직원들이 안전교육도 없이 작업 현장에 투입되고 있다”며 “단가 후려치기, 다단계 하도급 시스템이 존속하는 한 안전보다 시간 안에 일을 마치는 게 우선일 수밖에 없어 사고는 언제든 재발할 수밖에 없다”고 짚었다.
김민경 기자 salma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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