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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노동

쌍용차 고공농성 노동자의 어머니
“차라리 내 아들이라 다행이다”

등록 2014-12-15 15:46수정 2014-12-15 15:54

쌍용자동차 해고노동자인 금속노조 쌍용차지부 김정욱 사무국장(오른쪽)과 이창근 정책기획실장이 13일 오후 경기 평택시 칠괴동 쌍용차 평택공장 70미터 높이의 굴뚝 위에 올라가 고공농성을 벌이던 중 찾아온 가족들을 향해 손을 흔들고 있다. 평택/이정우 선임기자 woo@hani.co.kr
쌍용자동차 해고노동자인 금속노조 쌍용차지부 김정욱 사무국장(오른쪽)과 이창근 정책기획실장이 13일 오후 경기 평택시 칠괴동 쌍용차 평택공장 70미터 높이의 굴뚝 위에 올라가 고공농성을 벌이던 중 찾아온 가족들을 향해 손을 흔들고 있다. 평택/이정우 선임기자 woo@hani.co.kr
쌍용차 굴뚝 농성 3일째, SNS에선 응원 이어져
이창근 정책실장 어머니 “끝까지 하고 와라” 격려
김진숙 “10년을 내쳐 짓밟기만 하는 세상” 절규
“쌍용차 옛 동료들에게 손 잡아달라는 마음으로 굴뚝에 올라섰습니다. 자존심이고 뭐고 다 팽개쳐도 아무 상관없습니다. 부탁하고 싶습니다. 해고자들 손잡아달라고 말입니다” (이창근)

13일 새벽 쌍용자동차(이하 쌍차) 해고 노동자 이창근 정책기획실장과 김정욱 사무국장은 쌍용차 평택공장 안에 있는 70m 높이 굴뚝에 올라 고공농성을 시작했다. (▶ 관련 기사 : [단독] 쌍용차 노동자들, 평택공장 70m ‘고공 농성’ 돌입)

소식이 알려지자 주말 동안 SNS는 끙끙 앓았다. 영하의 기온과 달리 SNS 상에서는 엄동설한에 맞서 70m 높은 곳에 오른 쌍차 노동자들을 뜨겁게 응원하는 연대의 목소리로 후끈 달아올랐다.

김진숙 민주노총 지도위원은 쌍차 노동자 고공농성이 알려진 13일 트위터(@JINSUK_85)를 통해 “단식이니 고공이니 왜 그렇게 위험하고 극단적인 선택을 하냐 하지만, 10년을 6년을 한결같이 외치고 비명을 질러도 내치고 짓밟기만 하는 세상. 피를 토하며 절규를 해도 눈도 깜짝 않는 세상에 뭘 할 수 있겠습니까. 뭘 해야 되겠습니까”라고 노동자들의 절박함을 헤아렸다. 트위터 이용자 ‘꼼마(@de_comma)’는 “사내들의 소식에 달린 댓글을 읽다가 ‘독한 사람들’이라는 글에 멈춰서 한참 울었다”며 “독한 사람들이라면 저런 데 오를 수 없다. 얼마나 여리고 약한 사내들이면 좀 살려달라고 저리 사지에 몸을 맡기는지 이 독한 공동체는 정말 모르는 걸까”라고 안타까운 심경을 드러냈다. 같은 날 소아정신과 전문의 서천석(@suhcs) 교수는 “이젠 좀 정리하면 안 될까? 세밑인데 새해를 맞기 전에 지난 시절을 묻듯이 쌍차 해고자 분들을 복직시켜주면 좋겠다”라며 “벌써 6년. 아이가 초등학교 입학할 무렵에 해고되었다면 이제 졸업할 때다. 계속 일하고 싶어 하는 소박한 바람이 들어지길 간절히 바란다.”고 적었다.

서둘러 평택 공장을 찾은 사람들도 SNS를 통해 소식을 전했다. 그곳에는 아들의 고공농성 소식을 듣고 고향에서 한걸음에 달려온 이창근 기획실장의 어머니도 있었다. 이창근 기획실장의 아내 이자영(@shantijayoung)씨는 트위터를 통해 “시어머님(이창근 어머니)이 뭣 모르고 넷째 형님 손에 이끌려 오셨다. 무릎 꺾이며 가슴 치시길 잠시, 굴뚝 위 아들에게 전화로 힘 있게 말씀하셨다”며 “‘남의 아들이 올라가 있었다면 속상했겠지만, 내 아들이 가 있어 다행이다. 끝까지 하고 와라’”고 전했다.

굴뚝 위 농성자 2명을 응원하기 위해 쌍용차 평택공장 앞에 천막을 쳤다가 경찰에 연행된 또 다른 쌍용차 해고 노동자들을 걱정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관련 기사 : 쌍용차 노동자 70m ‘굴뚝 농성’…천막 철거 막다 2명 연행 ) 쌍용차 해고노동자와 가족들을 위한 심리치유공간 ‘와락’의 심리기획자 이명수(@meprism)도 14일 트위터에서 “굴뚝 위 두 사내의 아침 일상을 전해 들으면 바닥의 매트리스를 볼 때처럼 심장이 쫄깃하다. 그러다 굴뚝 위 동료를 지키려고 항의하다 유치장에 갇혀 영장 실질 심사를 기다리는 또 다른 두 사내를 생각하니 쌍으로 슬프다.”라며 탄식했다. 앞선 13일 오후 쌍용차 평택공장 굴뚝이 보이는 자리에 친 천막 철거를 막던 고동민 쌍용차지부 대외협력실장과 김성진씨가 경찰에 연행됐다. 평택경찰서는 이들에 대해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굴뚝 농성 3일째를 맞는 15일 아침 이창근 정책기획실장은 출근하는 동료들에게 트윗을 띄웠다. “오줌 마려운 강아지처럼 1미터 폭에서 왔다갔다 고개를 빼서 아래를 보고 눈을 들어 출근하는 동료를 봅니다. 표정 볼 수 없는 거리니까 천리안도 돼 봅니다. 굴뚝 아래로 동료들이 조금 더 지나가기라도 했으면 좋겠습니다”라고 남겼다.

두 사람이 오른 70m 굴뚝은 2009년 ‘정리해고 반대’ 77일 공장 점거 파업 때 서맹섭 쌍용차지부 비정규직지회장 등 3명이 86일간 농성한 곳이다. 노조는 “대법원 판결 등으로 쌍용차 해고 노동자들이 더 이상 희망을 찾기 어려운 상태에서 공장 안으로 진입하는 힘겨운 결정을 내렸다”며 “사쪽에 계속해서 교섭을 요구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아 더 이상 갈 곳이 없다는 심정으로 해고자 복직을 요구하기 위해 내린 벼랑 끝 선택”이라고 밝혔다.

박수진 기자 jjinpd@hani.co.kr

[관련기사]

▶ “두 분이 내려오실 때까지”…배우 김의성, 쌍용차 응원 1인 시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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