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일 동안 단식을 하다 쓰러진 최일배 코오롱 정리해고 분쇄투쟁위원장(왼쪽)이 15일 오후 자신을 위로하려고 서울 동대문구 용신동 서울시립 동부병원을 찾은 세월호 희생자 가족인 ‘유민 아빠’ 김영오(오른쪽)씨가 선물한 김씨의 책 <못난아빠>를 들고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탁기형 선임기자 khtak@hani.co.kr
40일째에 쓰러진 최일배 위원장 위문
“밥 먹고 즐기면서 싸워야죠” 설득
“밥 먹고 즐기면서 싸워야죠” 설득
최일배 코오롱 정리해고 분쇄투쟁위원장과 세월호 희생자인 ‘유민 아빠’ 김영오씨는 닮은 점이 많다. 원숭이띠 동갑내기에 40일 넘은 단식 중 쓰러져 입원한 병원, 그리고 실려와서도 ‘단식을 계속하겠다’는 고집까지. 15일 최 위원장이 입원한 서울시 동대문구의 서울시동부병원을 찾은 김씨는 자신이 듣기 싫었다던 그 말을 먼저 꺼냈다. “얼른 식사 하셔야죠.”
최 위원장은 단식 40일째인 14일 경기도 과천시 코오롱 본사 앞 농성장에서 쓰러져 병원으로 옮겨졌다. 그는 2005년 정리해고 뒤 10년간 이어온 ‘복직 투쟁’을 멈출 수 없다며 이날도 단식을 멈추지 않았다.
“단식을 해봐서 소식을 듣고 마음이 아팠다”며 최 위원장을 찾은 김씨는 사회적 약자의 간절한 외침에도 메아리 없는 답답한 현실에 안타까움을 털어놨다. 김씨는 “자식 죽은 아버지가 단식을 하면 사회가 들어줄 거란 기대가 있었는데 방관만 하데요. 밥 잘 먹고 즐겁게 싸워야 지치지 않죠”라고 말했다. 미소를 잃지 않은 최 위원장은 “그렇게 싸워 여기까지 왔는데 10년은 정말 넘기기 싫었어요”라고 답했다.
김영오씨의 주치의였던 이보라 서울시동부병원 의사는 “최 위원장이 명치 통증과 구토에 시달려 내시경 검사를 했다”며 “단식을 중단하고 입원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정리해고자 복직 문제에 대한 대화 요구에 코오롱 관계자는 “2009년 정당한 정리해고라는 판결을 받은 만큼 더 할 말이 없다”며 입을 닫았다.
김민경 기자 salmat@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