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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노동

고공농성 50일만에…씨앤앰 극적타결

등록 2014-12-30 19:57수정 2015-01-05 14:46

‘새 회사 설립해 해고자 83명 고용’
노사·협력업체, 고용안정 등 합의
임정균(38)씨는 30일 아침 잠에서 깨자마자 두통약부터 찾았다.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 앞 전광판에 올라 49일째 고공농성을 하며 먼지와 소음, 전자파, 빛공해 등에 시달린 탓에 시도 때도 없이 두통을 앓았다. 소화불량과 어지럼증은 임씨뿐만 아니라 그와 함께 전광판에 오른 강성덕(35)씨도 괴롭혔다. 경기 고양 지역에서 씨앤앰 협력업체 소속 케이블 설치기사로 일하다 노조 활동을 한다는 이유로 7월에 해고당한 강씨는 감기약과 근육통약, 혈압약을 달고 산다. 해고자 강씨와 그의 동지 임씨는 해고 노동자 109명의 원직복직을 요구하며 지난달 11일 전광판에 올랐다. 49일 동안 물티슈로 몸을 닦으며 버텨온 강씨는 이날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내려가면 제일 먼저 목욕탕에 가고 싶다”고 말했다.

마침내 임씨와 강씨가 50일 만에 땅을 밟을 수 있게 됐다. 이들이 속한 희망연대노조는 이날 “해고 노동자 109명의 고용문제 등 주요 쟁점에 대해 원청인 씨앤앰, 협력업체 대표와 합의가 이뤄졌다”며 “31일 찬반투표에서 합의안이 가결되면 고공농성을 마친다”고 밝혔다. 노사는 씨앤앰의 케이블 전송망을 유지·관리하는 새 회사를 설립해 해고자 109명 가운데 이직자를 뺀 나머지 83명을 모두 고용하기로 했다. 또 협력업체가 바뀔 때 새 업체가 조합원을 우선 고용하는 한편 폐업을 하더라도 원청인 씨앤앰이 조합원의 고용 안정을 위해 노력한다는 내용도 합의문에 담았다.

원청인 씨앤앰이 나름 해결 의지를 보이며 지난달 26일 노조와 협력업체에 ‘3자 협의체’를 제안해 한 달 넘게 협상을 진행해온 것도 타결의 실마리가 됐다. 이번 합의는 말 그대로의 ‘원직복직’은 아니지만 노사 협의를 통해 해고 노동자의 고용 문제를 해결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는 게 노동계의 평가다. 2008년 현대자동차 사내하청 노동자 68명이 해고됐을 때 원청인 현대차가 이들을 다른 하청업체로 하여금 고용하게 한 사례는 있으나 근래에는 보기 드문 일이다. ‘비정규직 없는 세상’의 박점규 활동가는 “노조가 승리한 투쟁으로, 간접고용 문제에서는 결국 원청이 나서야 한다는 사실을 다시 확인시켰다”고 말했다.

전종휘 기자 symbio@hani.co.kr

[고공21] ‘하늘 노동자‘의 첫번째 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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