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낮 새해 첫 활동으로 경기 평택시 칠괴동 쌍용자동차 굴뚝 농성장을 찾은 참여연대 상근자들과 쌍용차 노조원들이 하트 대형을 만든 뒤, 지지와 연대의 뜻을 담아 공장 안 굴뚝 농성자들에게 손을 흔들고 있다. 금속노조 쌍용차지부 김정욱 사무국장, 이창근 정책기획실장은 해고노동자들의 복직을 요구하며 24일째 고공농성을 이어가고 있다. 평택/김태형 기자 xogud555@hani.co.kr
‘권한위임’ 경총과 협상 지지부진
‘구성 한달만에 타결’ 씨앤앰 따라
원청 참여하는 ‘3자 협의체’ 제안
“대기업 사회적 책임 지고 나서야”
‘구성 한달만에 타결’ 씨앤앰 따라
원청 참여하는 ‘3자 협의체’ 제안
“대기업 사회적 책임 지고 나서야”
50일 가까이 파업 농성 중인 에스케이브로드밴드·엘지유플러스 협력업체 인터넷 설치·수리 노동자들이 협력업체 사용자는 물론 원청인 에스케이와 엘지까지 참여하는 3자 협의체를 제안했다. 앞서 50일 동안 고공농성을 벌인 씨앤앰 협력업체 설치·수리 노동자 집단해고 문제도 원청인 씨앤앰의 협상참여로 해결의 실마리를 찾은 만큼 동종업계인 에스케이브로드밴드·엘지유플러스 간접고용 노동자 문제도 해법을 마련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에스케이브로드밴드·엘지유플러스 협력업체 인터넷 설치·수리 기사들 노조가 소속된 희망연대노조 김진억 나눔연대사업국장은 5일 <한겨레>와 만나 “원청과 협력업체, 노조가 참여한 3자 협의체에서의 교섭으로 해고된 씨앤앰 협력업체 설치·수리기사들이 복직된 선례를 따라, 두 원청업체에도 3자 협의체 구성을 오늘 제안했다”며 “협력업체의 임금·단체협약 교섭권을 위임받은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와의 교섭이 10개월이 지났지만 원청이 책임 있게 나서지 않아 진전이 없다”고 말했다. 지난 3월 노조 설립 뒤 에스케이브로드밴드와 엘지유플러스 협력업체 인터넷 설치·수리 기사들은 임금 인상, 업체 변경 시 고용승계, 다단계 하도급 금지 등을 요구했다. 교섭에 진전이 없자 두 회사 협력업체 노조 조합원들은 각각 원청 앞에서 지난해 11월부터 파업 농성을 시작했고, 경총과의 교섭은 지난해 12월 최종 결렬됐다.
희망연대노조와 노동계는 원청의 무책임한 태도를 간접고용 노동자들의 투쟁이 장기화하는 원인으로 꼽는다. 김하늬 희망연대노조 공동위원장은 “에스케이브로드밴드와 엘지유플러스 협력업체 노조의 요구는 건당 수수료를 받는 설치기사의 월급을 고정급으로 바꾸고 4대 보험을 보장해주자는 기본적인 내용”이라며 “원청이 하청업체에 주는 도급 단가 등이 해결되지 않으면 하청업체 노동자의 임금과 복지 개선이 어렵다는 점에서 원청이 책임 있게 나서야 한다”고 지적했다.
실제 씨앤앰 협력업체 설치·수리 기사들의 농성이 노조를 처음 만든 2013년보다 2014년에 장기화된 이유도 2013년에는 교섭에 간접적으로나마 참여하던 원청이 2014년에는 “법적 책임이 없다”며 한 발 물러섰기 때문이다. 그러나 장기농성이 고공농성까지 이어지고 시민사회단체에 이어 야당까지 움직여 사회적 압력을 만들어 내자 씨앤앰 원청은 지난해 11월 ‘3자 협의체’ 구성을 제안했고, 구성 한 달 만에 새 회사를 설립해 남은 해고자 83명 전원을 고용하기로 합의했다.
박점규 ‘비정규직 없는 세상 만들기’ 집행위원은 “원청의 사용자성이 법률로 인정되지 않는 상황에서 사회적 압력 외에는 원청의 양보를 이끌어 낼 방법이 없다”며 “외국 자본이 대주주인 씨앤앰도 사내하청 문제 해결에 직접 나서는 마당에 사회적 책임을 강조하고 있는 대기업인 에스케이와 엘지가 이 문제를 외면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김민경 기자 salma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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