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정규직 철폐와 해고자 복직을 요구하며 오체투지로 청와대로 향하던 쌍용자동차 해고노동자들과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12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세종로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경찰에 의해 막히자 108배를 하고 있다. 이들은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영하 10도의 날씨에 엎드려 밤을 지새웠다. 김성광 기자 flysg2@hani.co.kr
경찰에 막혀 혹한의 길바닥에 엎드린 채 아침 맞아
오전 11시 해고자 전원복직 등 요구 기자회견 예정
오전 11시 해고자 전원복직 등 요구 기자회견 예정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청와대가 보이는 청운효자동주민센터까지의 거리는 1.4㎞. 걸어서 20분이면 도착할 수 있는 거리를 앞두고 쌍용차 해고노동자들은 경찰에 막혀 밤을 새야 했다.
‘쌍용차 해고노동자 전원 복직’을 요구하며 오체투지를 벌이던 해고노동자 100여명이 경찰에 막혀 차가운 인도 위에서 뜬눈으로 12일 아침을 맞았다. 오체투지단 50여명에 연대 단체와 시민, 경기 평택시 쌍용차 공장 안에서 굴뚝농성하는 동료 곁을 지키던 해고노동자들이 함께 밤을 샜다.
앞서 11일 저녁 쌍용차 해고노동자 고동민씨는 “청와대로 갈 때까지 엎드려 있겠다”고 다짐했고, 김득중 금속노조 쌍용차지부장도 “경찰이 길을 열어줄 때까지 떠나지 않겠다”고 덧붙였다. 땅 위의 해고노동자들이 밤새 바닥에 엎드려 있는 동안 70m 굴뚝에 오른 하늘 위 해고노동자들도 잠을 설쳤다. 31일째 굴뚝농성 중인 쌍용차 해고노동자 김정욱·이창근씨는 각자의 페이스북에 밤샌 동료들의 사진을 올리며 “잘 버텨줘서 고맙다”는 글을 남겼다.
지난 7일 서울 구로구 쌍용차정비소에서 오체투지를 시작한 이들은 새누리당·새정치민주연합 당사, 대법원, 인도대사관 등을 거쳐 마지막날인 11일 서울 중구 대한문을 출발해 청운효자동주민센터에 도착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경찰이 11일 오후 4시께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도착한 오체투지단을 막아서자 북소리와 함께 일어나야 하는 오체투지단은 바닥에 절 한 채 밤늦도록 엎드려 있어야 했다. 오체투지란 불교에서 두 무릎과 두 팔을 땅에 대고 온몸으로 절하는 것이다. 이날 아침 찾아온 한파 탓에 서울 아침 최저기온은 영하 7도까지 내려갔다.
오체투지를 진행했던 ‘정리해고-비정규직 법·제도 전면 폐기를 위한 행진단’은 이날 오전 11시 경찰 비판과 함께 쌍용차 해고노동자 복직, 정리해고와 비정규직 법 제도 폐지를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열 예정이다.
김민경 기자 salmat@hani.co.kr
비정규직 철폐와 해고자 복직을 요구하며 오체투지로 청와대로 향하던 쌍용자동차 해고노동자들과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12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세종로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경찰에 의해 가로 막히자 108배를 하고 있다. 이들은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영하 10도의 날씨에 엎드려 밤을 지새웠다. 김성광 기자 flysg2@hani.co.kr
비정규직 철폐와 해고자 복직을 요구하며 오체투지로 청와대로 향하던 쌍용자동차 해고노동자들과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12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세종로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108배를 마친 뒤 휴식을 취하고 있다. 김성광 기자 flysg2@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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