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우개선 약속해놓고 수당·업무경비 제대로 안줘
진주·마산센터 등 잇단 폐업 뒤
새 하도급업체는 고용승계 거부
부산서 23일 노조탄압 규탄대회
진주·마산센터 등 잇단 폐업 뒤
새 하도급업체는 고용승계 거부
부산서 23일 노조탄압 규탄대회
삼성전자서비스 하도급업체의 교섭권을 위임받은 한국경영자총협회와 금속노조 삼성전자서비스지회는 협상을 벌여 지난해 6월 임단협 관련 기준협약을 체결했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서비스 하도급업체 소속 제품 수리기사들의 임금체계는 건당 수수료를 받던 것에서 월 기본급 120만원과 건당 성과급을 받는 것으로 바뀌었다.
하지만 삼성전자서비스 부산 해운대센터 하도급업체 소속 수리기사인 ㄱ씨의 월급은 예전 120만원대에서 현재 140만원대로 20만원가량 올랐을 뿐이다.
이에 대해 ㄱ씨는 “하도급업체 사장이 기준협약에 명시된 각종 수당을 지급하지 않는 등 협약을 제대로 지키지 않고 있다”고 주장한다.
ㄱ씨는 “월급명세서를 보면 기준협약에 있는 수당들이 지급되지 않고 있다. 하도급업체가 노조에 가입한 기사들의 직책을 정하지 않아 직책수당이 명세서에서 빠져 있다”고 말했다. 또 그는 “수리기사가 한달에 처리해야 할 기준 건수는 60건인데, 이보다 많이 수리를 하면 건당 1만~2만5000원의 성과급을 받게 되어 있다. 그러나 하도급업체는 건당 성과급에 유류비 등 업무 경비가 포함돼 있다며 경비를 지급하지 않아 수리기사들이 부담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경남 진주의 삼성전자서비스센터는 기준협약 체결 3개월 만인 지난해 10월 갑자기 문을 닫았다. 지난 2일엔 경남 창원시 마산회원구의 삼성전자서비스센터도 폐업했다. 경기 수원시 서수원센터는 다음달 폐업을 예고해둔 상태다.
진주, 마산회원구 센터엔 새 하도급업체가 들어왔는데, 새 업체는 기준협약에 명시된 전원 고용 승계를 거부하고 신입 계약직 직원을 모집하고 있다. 삼성전자서비스지회 진주분회 관계자는 “새 하도급업체는 노조와 협약을 맺은 일이 없기 때문에 협약을 지킬 필요가 없다는 논리를 펼칠 것으로 전해 들었다. 기준협약을 휴지 조각으로 만든 새 업체와 또다시 싸울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금속노조 삼성전자서비스지회는 14일 서울·부산 등 전국 9곳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삼성은 기준협약을 준수하고 센터 폐업 문제를 해결하라”고 촉구했다. 노조는 “하도급업체 사장들은 노조전임자 급여와 수리기사 성과급 등을 지급하지 않고 있다. 현재 체불임금이 15억원에 달한다. 그럼에도 이들은 수리대금 입금 지연 등 징계 사유에 해당하지 않는 것까지 꼬투리 잡아 노조 간부와 조합원들에게 경고장을 남발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삼성전자서비스 부산·양산지부는 23일 저녁 7시30분 부산 부산진구 부전동 쥬디스태화 앞에서 ‘노조 탄압, 임금 체불, 기준협약 불이행 규탄’ 결의대회를 열고, 고용노동부 부산고용노동청에 하도급업체 사장들의 임금 체불을 고발할 방침이다.
김영동 기자 yd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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