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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노동

가족도 고향도 있건만…하늘에서 설맞는 노동자들

등록 2015-02-17 19:54수정 2015-02-18 10:37

쌍용차 김정욱·이창근 67일
SK·LGU+ 강세웅·장연의 12일
스타케미칼 차광호 267일

비정규직단체 “우리사회 누구도
책임져주지 않고 있어 농성 장기화”
설 명절은 땅 위 사람들의 것이었다. 서울, 경기도 평택, 경북 구미에서 굴뚝, 광고판에 오른 해고·비정규직 노동자들은 회사의 외면 속에 닷새간의 설 명절을 가족과 떨어져 하늘에서 보내게 됐다.

17일은 쌍용차 해고노동자 김정욱·이창근씨가 평택 쌍용차 공장 굴뚝에 오른 지 67일째다. 지난달 쌍용차 대주주인 인도 마힌드라그룹의 아난드 마힌드라 회장의 방한을 계기로 시작된 복직 교섭이 한 달을 맞았지만 논의 주제인 △해고자 복직 △손배가압류 철회 △쌍용차 정상화 △26명 희생자 지원대책에 진전은 없었다. 지지부진한 교섭 탓에 “민족 최대의 명절인 설 전에 해고자 문제를 완전히 해결하고 굴뚝에서 내려올 수 있도록 하자”던 김득중 쌍용차지부장의 바람은 물거품이 됐다. 이창근씨는 “굴뚝에 올라올 때 설 명절이 분수령이 될 것으로 생각했는데 별다른 성과 없이 맞이하게 돼 착잡한 심정”이라며 “여기에 있다 보니 명절 때 집에 가지 못하는 같은 처지의 소방관, 기관사, 이주노동자들 생각이 많이 난다”고 말했다.

에스케이브로드밴드·엘지유플러스 비정규직 인터넷 설치·수리기사인 강세웅·장연의씨가 서울중앙우체국 앞 광고판에 오른 지도 이날로 12일이 됐다. 처우 개선을 요구하며 진행한 파업도 100일이 다 되어간다. 에스케이브로드밴드·엘지유플러스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임금도 받지 못한 채 겨울을 거리에서 나고 있다. 이들이 소속된 희망연대노조는 협력업체의 교섭권을 위임받은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와 교섭을 이어가고 있지만 입장 차이는 좁혀들지 않았다. 도리어 경총은 개인사업자 형태로 일하던 설치기사들의 협력업체 정규직 전환 요구에, 회사가 내야 하는 4대 보험료 등 정규직 전환 비용을 노동자들한테 부담하라고 요구하고 있는 상황이다. 정의연씨는 “원청이 문제 해결을 위해 직접 나서지 않고 협력업체는 노조에 대한 거부감이 커 해결의 단초가 마련되지 않고 있다”며 “어머니께는 지방에 간다는 핑계로 설에 찾아뵙지 못한다고 했는데 협력업체 사장이 집을 찾아가는 바람에 알게 돼 걱정을 끼쳐드리게 됐다”고 말했다. 회사 분할 매각에 반대하며 구미공장 굴뚝에 오른 스타케미칼 차광호씨도 이날로 고공농성 267일을 맞았다.

‘비정규직 없는 세상 만들기’ 박점규 집행위원은 “회사에서 쫓겨나거나 비정규직으로 일하는 절박한 상황의 노동자들이 고공농성이라는 목숨을 건 선택에 내몰리고 있지만 우리 사회 누구도 앞장서 책임지려 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민경 기자 salma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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