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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노동

“빛나는 결과를 교섭자리서 만들어주길”

등록 2015-03-22 16:05수정 2015-03-22 22:06

‘해고자 복직’ 등을 요구하며 22일로 100일째 굴뚝농성 중인 쌍용자동차 해고노동자 이창근씨가 경기도 평택시 쌍용자동차 공장 안 70m 높이 굴뚝에서 손을 흔들고 있다. 인천일보가 드론으로 촬영한 사진. 인천일보 제공
‘해고자 복직’ 등을 요구하며 22일로 100일째 굴뚝농성 중인 쌍용자동차 해고노동자 이창근씨가 경기도 평택시 쌍용자동차 공장 안 70m 높이 굴뚝에서 손을 흔들고 있다. 인천일보가 드론으로 촬영한 사진. 인천일보 제공
‘100일 농성’ 마치는 쌍용차 이창근씨
해고자 복직을 요구하며 경기도 쌍용자동차 평택공장 안 70m 굴뚝 위에 올랐던 이창근씨가 22일 내려오겠다고 밝혔다. 이씨는 해고자는 출입이 금지된 쌍용차 평택공장 안에 이날로 100일째 머무르고 있었다.

이씨는 <한겨레>와의 통화에서 “공장 동료들에 대한 믿음도 생겼고 24일 쌍용차 주주총회의 걸림돌이 되고 싶지 않다. 23일 오전 10시30분 땅을 밟겠다”고 밝혔다. 땅 위 사람의 옷차림엔 봄이 왔지만 굴뚝에 사는 이씨는 아직도 겨울 점퍼 차림이었다. 이씨는 고공농성 90일째부터 내려갈지 여부를 고민하다 주주총회를 앞두고 마음을 굳혔다.

이씨는 지난 ‘농성 100일’에 대해 “100일을 펼쳐놓고 보니까 모든 날이 기쁘고 슬프고 불안하고 즐거운 날이다. 많은 이들이 모두 같은 마음으로 이곳까지 와줬다. 내 삶에서 가장 영혼이 따뜻한 날들이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래도 지난해 12월13일 굴뚝에 함께 오른 해고자 김정욱씨가 11일 나빠진 건강, 회사와 교섭 돌파구 마련 등을 이유로 내려간 뒤 홀로 남은 외로움은 어쩔 수 없었다. “많이 외롭고 사람들이 보고 싶지만 그런 말은 잘 안 하려고 한다. 바람에 몸이 흔들리는 건 관계없는데 마음이 흔들리면 쉽지 않을 것 같아서다.” 전화기를 타고 오는 이씨의 말 사이로 바람소리가 스쳤다.

이씨는 지난해 11월 대법원이 ‘쌍용차 정리해고는 적법하다’고 판결한 직후, ‘이대로 주저앉을 수 없다’는 마음으로 김정욱씨와 함께 굴뚝에 올랐다. 이들의 굴뚝농성에 쌍용차 대주주인 인도 마힌드라그룹의 아난드 마힌드라 회장의 방한이 겹쳐, 1월21일 금속노조 쌍용차지부와 회사가 5년5개월 만에 교섭을 재개했다. 교섭은 지금껏 제자리걸음이다. 교섭이 해고자 복직, 26명 희생자 지원이라는 바라던 타결을 낳는 걸 보지 못하고 내려오지만 이씨는 희망과 기대를 말했다. “지금은 계란 속 병아리가 계란을 깨고 나오는 과정이다. 경영을 고민하는 회사, 복직과 26명 희생자 문제를 말할 수밖에 없는 해고자가 서로 마주보고 어떻게 서로 도울지 고민해야 하는 상황이다. 희망과 기대가 아니면 무엇에 기대겠는가? 빛나는 결과를 교섭 자리에서 만들어 더 이상 서로가 상처내지 않길 소망한다.” 이날 자신을 보려고 찾아온 사람들을 향해 하늘에서 손을 흔들던 이씨는 하루 뒤 땅을 밟고 웃으며 서 있겠다고 약속했다.

평택/김민경 기자 salmat@hani.co.kr

22일 오후 경기도 평택 쌍용자동차 공장 앞 ‘굴뚝 편지 우체통’에 이창근 전국금속노조 쌍용차지부 정책기획실장의 농성 100일째를 알리는 팻말이 붙어 있다. 평택/ 김봉규 기자 bong9@hani.co.kr
22일 오후 경기도 평택 쌍용자동차 공장 앞 ‘굴뚝 편지 우체통’에 이창근 전국금속노조 쌍용차지부 정책기획실장의 농성 100일째를 알리는 팻말이 붙어 있다. 평택/ 김봉규 기자 bong9@hani.co.kr

이창근 전국금속노조 쌍용차지부 정책기획실장의 굴뚝 농성 100일째인 22일 오후 경기도 평택 쌍용자동차 공장 앞에 광명시 소화동 찾는이광명교회 신도들이 찾아와 스마트폰으로 대화를 나누고 있다. 평택/ 김봉규 기자 bong9@hani.co.kr
이창근 전국금속노조 쌍용차지부 정책기획실장의 굴뚝 농성 100일째인 22일 오후 경기도 평택 쌍용자동차 공장 앞에 광명시 소화동 찾는이광명교회 신도들이 찾아와 스마트폰으로 대화를 나누고 있다. 평택/ 김봉규 기자 bong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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