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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노동

“굴뚝 위, 고통스럽고 외로운 시간이었다”

등록 2015-03-23 14:39수정 2015-03-23 21:43

쌍용차 해고자 이창근씨 내려와
“노사교섭 진전 위해 농성 풀어”
내려오기 전 굴뚝에 ‘나도 사랑해’ 글
“여러분이 사랑해준 데 대한 보답”
쌍용자동차 해고자 이창근씨가 굴뚝농성 101일 만에 땅을 밟았다.

이씨는 전날 예고한 오전 10시30분보다 2시간가량 늦은 23일 낮 12시45분께 경기도 쌍용차 평택공장 안 굴뚝 계단을 내려오기 시작했다. 오랜 굴뚝 생활 탓에 정리할 짐이 많아서다. 이씨는 내려오기 직전 굴뚝에 “나도 사랑해”라고 썼다. 그는 “여러분들이 사랑한다고 많이 해줘서 (그에 대한) 저의 마음”이라고 설명했다.

이씨는 굴뚝을 내려오기 전 쌍용차 평택공장에 모여든 기자들한테 화상전화로 “노사가 성실히 교섭을 하고 있는 중이고 여기 계속 있는 것이 (교섭에) 어려움을 끼칠 수 있다는 판단을 했다”며 “굴뚝에서 내려가야만 좀 더 속도감이 붙지 않겠나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씨는 “올라와서 계속 쌍용차 동료들, 사장, 임직원을 믿는다고 얘기했는데 굴뚝에 계속 있는 것이 못 믿는 게 아니냐는 생각을 스스로 했다. 그래서 내려가겠다고 말한 거다”라며 “다시는 이런 곳에 노동자가 올라오지 않기를 바란다. 너무 고통스럽고 외로운 시간이었다”고 덧붙였다.

쌍용자동차 해고자 이창근 씨.
쌍용자동차 해고자 이창근 씨.
이씨는 동료들의 도움을 받아 30여분 만에 땅 위로 내려왔다. 땅에 두 발을 디딘 이창근씨는 체포영장을 받아온 경찰과 함께 병원으로 향했다. 이창근씨가 굴뚝에 있던 101일 동안 굴뚝이 잘 보이는 쌍용차 평택공장 밖에서 함께 밤을 지새운 쌍용차 해고자 복기성씨는 “고생이 많았는데 가족과 동료 곁으로 내려와서 다행이다. 이른 시일 안에 회사가 응답해서 쌍용차 해고자 문제가 해결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같은 시각 금속노조 쌍용차지부는 쌍용차 평택공장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김정운 쌍용차지부 수석부지부장은 “대립과 갈등을 계속할지, 소통하고 상생할지는 오직 회사의 선택에 달렸다”며 “24일 주주총회, 25일 경영위원회, 26일 7차 교섭에서 노사 간의 대립과 갈등을 해소할 결단을 내려야 한다”고 말했다. 회사 쪽 관계자는 “내려온 건 잘한 선택이지만 (추가로) 할 말은 없다”며 더는 언급을 피했다.

평택/김민경 기자 salma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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