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 표준임금·단협 잠정안 가결
1000명 될듯…협력업체별 곧 교섭
1000명 될듯…협력업체별 곧 교섭
에스케이(SK)브로드밴드 협력업체 인터넷 설치·수리 기사들이 노조 설립 1년 만에 표준 임금·단체협약을 체결했다. 노사는 도급계약을 맺고 개인사업자 신분으로 일해온 설치·수리 기사를 협력업체 정규직으로 신규 채용하기로 합의했다.
희망연대노조 에스케이브로드밴드 비정규직지부는 9일 “협력업체의 교섭권을 위임받은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와 2일 잠정 합의한 표준 임금·단체협약안 등이 조합원 71.4%의 찬성으로 가결됐다”고 밝혔다. 희망연대노조와 경총은 법적으로 자영업자 신분으로 일해온 설치·수리기사를 올해 안에 협력업체 정규직으로 신규 채용하고, 앞으로 협력업체가 개통·장애·해지 업무를 하도급 주지 않기로 했다. 노조는 협력업체와 도급계약을 맺고 일하는 2000여명 중 조합원 등 1000여명을 정규직 전환 대상으로 보고 있다.
급여와 노동조건도 개선됐다. 노사는 건당 수수료를 받던 설치기사한테 150만원 이상의 월급을 지급하기로 했다. 토요일 휴무 등 노동시간 단축, 유급 명절 연휴, 연차휴가 보장, 업체 변경 때 경력 50% 인정 등도 합의했다. 노조활동 보장은 물론 전임자도 둘 수 있도록 했다. 이런 내용이 담긴 표준협약을 바탕으로 협력업체별 임·단협 교섭이 진행될 예정이다.
케이블·통신 분야엔 다단계 하도급이 만연해 있다. 대기업이 설치·수리 업무를 도급계약을 맺은 협력업체에 맡기고, 협력업체는 개인사업자로 등록된 기사한테 재하도급을 주는 방식이다. 설치·수리 기사가 고용 불안정에 시달리고 4대 사회보험 등의 권리를 보장받지 못한 배경이다. 이런 사정 탓에 에스케이브로드밴드 협력업체 설치·수리 기사는 지난해 3월 노조를 만들어 지난겨울엔 100일 넘게 파업을 벌이기도 했다. 급기야 2월6일 에스케이브로드밴드와 엘지유플러스 협력업체 기사가 서울중앙우체국 20m 광고판 위에 올라 63일째 고공농성 중이다. 고공농성은 엘지유플러스 협력업체 설치·수리기사의 교섭이 진전돼야 끝날 전망이다.
김민경 기자 salma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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