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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노동

거꾸로 치유받는 ‘마인드프리즘’ 치유 노동자들

등록 2015-05-15 23:06수정 2015-05-15 23:14

회사 15일 폐업 강행…노동자들 거리로 쫓겨날 판
도움 받았던 쌍용차 해고노동자, 농성장 찾아 위로
‘마인드프리즘’ 노동자들이 지난 7일 서울 강남구 역삼동 사무실 앞에서 회사의 폐업 방침 철회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 마인드프리즘지부 제공
‘마인드프리즘’ 노동자들이 지난 7일 서울 강남구 역삼동 사무실 앞에서 회사의 폐업 방침 철회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 마인드프리즘지부 제공
쌍용자동차 해고자 복기성씨는 지난 11일 심리 치유 전문기업인 ‘마인드프리즘’을 찾았다. 이 회사 노동자들은 지난 6일부터 회사의 폐업 방침에 항의하며 서울 강남구 역삼동 사무실에서 농성중이었다. 온라인 맞춤형 심리검사인 ‘내마음 보고서’로 명성을 쌓은 마인드프리즘은 쌍용차 해고자·고문 피해자의 심리 치유에도 나서 이름을 알렸다. 복씨는 마인드프리즘한테서 자신이 받았던 응원과 위로를 돌려주고 싶었다. 그는 “해고 반대 옥쇄 파업을 하거나 철탑 농성 때 가장 그리웠던 게 사람과 꽃냄새여서 꽃을 들고 찾아갔다”며 “내가 2009년에 당했던 회사 폐업과 그에 따른 해고를 그대로 겪는 것이라 마음이 많이 아팠다”고 말했다.

쌍용차 사내하청 노동자였던 복씨가 해고된 2009년 3월31일과 마찬가지로, 15일 마인드프리즘 폐업으로 ‘치유 노동자’들도 거리로 쫓겨났다. 심리상담 전문가 정혜신 박사가 지난 2004년 설립한 마인드프리즘은 김범수 다음카카오 의장의 투자와 ‘내마음 보고서’ 개발로 유명해졌다. 그러나 지난해 5월 정 박사가 세월호 유가족 치유를 위해 대표직에서 물러나고 김범수 의장도 투자 방침을 철회하자 새 경영진은 경영 위기를 이유로 ‘권고사직’을 언급하기 시작했다. 권고사직이 희망퇴직으로 마무리됐고, 지난해 말에는 계약직 노동자 2명의 계약이 종료됐다. 회사 경영 방안과 구조조정을 둘러싼 논란 속에 회사 노동자들은 ‘보건의료노조 마인드프리즘지부’라는 노조를 만들었다.

계약직 노동자들이 계약해지를 해고로 보고 광화문 1인 시위 등을 이어가며 갈등이 계속되던 지난 2월 정혜신 박사는 ‘회사 지분 85% 직원 배분’ 및 ‘회사 회생 방안 제출과 그에 따른 김범수 의장의 투자’라는 해결 방안을 직원들에게 제안했다. 그러나 모두가 동의했던 회생안이 제출된 지 엿새 만에 일부 직원들은 “노조와 함께 할 수 없다”며 회사 분할을 요구했다. 이후 이들은 폐업으로 태도를 바꿨으며 이날 폐업을 했다.

하지만 마인드프리즘지부 조합원들은 여전히 회사를 지키고 있다. 노미선 지부 사무장은 “우리는 ‘치유노동’이 살인 당했다고 생각해서 (폐업을) 받아들일 수가 없다”며 “폐업과 해고 반대는 ‘해고는 살인’이라고 말하며 지금까지 만나 온 사람들에 대한 예의고, 앞으로 치유 노동을 계속 해나가기 위한 싸움이다”라고 말했다. 해고 당한 날 사무실에서 잠을 청할 마인드프리즘 노동자들이 복기성씨는 마음에 걸린다. 복씨는 “나도 6년이 지났지만 하청업체 폐업으로 해고됐던 날을 아직도 잊지 못한다”며 “해고되고 동료를 잃은 우리를 찾아와 등 두드려주며 위로했던 이들에게 같은 위로를 되돌려줘야 하는 상황이 슬프다”고 말했다.

김민경 기자 salmat@hani.co.kr, 사진 마인드프리즘지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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