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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노동

“최저임금 문제는 반지하에 사느냐, 지상에 사느냐의 문제”

등록 2015-06-01 20:26수정 2015-06-02 10:09

대형마트에서 8년째 계산원으로 일하는 김진숙(36)씨.
대형마트에서 8년째 계산원으로 일하는 김진숙(36)씨.
최저임금 받는 첫 최저임금위원 김진숙씨
대형마트에서 8년째 계산원으로 일하는 김진숙(36)씨는 홈플러스 노동조합 서울지역본부장이다. 그는 지난 4월24일부터 막중한 책임을 하나 떠안았다. 3년 임기의 최저임금위원회 위원이 된 것이다. 홈플러스 노동자의 시급은 5700원으로, 최저임금 기준인 시급 5580원을 간신히 웃도는 수준이다. 1987년 최저임금위원회 발족 뒤 모두 267명의 최저임금위원이 있었지만, 사실상 최저임금을 받는 ‘당사자’가 최저임금을 정하는 위원이 된 것은 김씨가 처음이다.

지난 5월31일 서울 문래동 홈플러스 영등포점에서 김 위원을 만났다. 그는 “조합원 한분이 ‘최저임금 문제는 반지하에 사느냐, 지상에 사느냐의 문제’라며 응원해주셨다. 삶의 무게가 그대로 느껴지는 말이었다”며 ‘최저임금 책정 방식 변경’을 최우선 과제로 꼽았다.

“결혼 7년차지만 출산 꿈도 못꿔…
최소 2.5인 가구 평균생계비는 돼야”
사용자쪽 위원 태도에 문제제기도
“시간 없으니 빨리 끝내자 말 들어…
최저임금 결정과정 투명한 공개를”

현재 최저임금 책정 방식은 ‘미혼에 홀로 사는 노동자의 생계비’를 기준으로 한다. 최저임금위원회의 ‘생계비 전문위원’이기도 한 그는 “조합원 중에는 마이너스통장이나 현금서비스로 생활비를 충당하는 사람들이 많다. 나 역시 결혼 7년차이지만 출산은 꿈도 못 꾼다”고 했다. 그가 생각하는 기준은 ‘미혼 단신’이 아닌 ‘2.5인 가구’다. 이를 따르면 최저시급은 1만원으로 올라야 한다. “현재 기준이라면 최저임금 노동자는 결혼도 못 하고 평생 혼자 살라는 말이다. 최소한 2.5인 가구의 평균생계비는 돼야 한다”고 했다.

김 위원은 요즘 시간을 쪼개 최저임금 공부를 따로 한다. 밖이 아닌 안에서 본 최저임금위원회의 문제점도 한두 가지가 아니다. 그는 “‘시간 없으니 빨리 회의를 끝내자’고 하거나 ‘최저임금 노동자 가운데 취미로 일하는 사람도 있다’는 등의 말을 하는 사용자 쪽 위원들이 있다. 최저임금의 중요성에 대한 근본적 고민이 없어 보인다”고 했다.

이 때문에 최저임금위원회 논의 과정을 공개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김 위원은 강조했다. “노조 조직률이 떨어지는 상황에서 최저임금위원회 회의는 임금협상과 다름없다. 어떤 과정을 거쳐 최저임금이 결정되는지 투명하게 공개돼야 하고, 그래야 전체 위원들이 책임감 있게 활동할 것”이라고 했다.

내년도 최저임금은 김 위원을 비롯한 노동자위원 9명과 사용자·공익위원 각 9명 등 27명의 논의를 거쳐 이달 말에 정해진다.

글·사진 박태우 기자 eho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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