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병인·청원경찰 등 현재 6명 감염
대처 교육 등 없이 관리 사각지대
대처 교육 등 없이 관리 사각지대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사태가 지속되면서 간병인과 청원경찰 등 병원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의 감염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특히 이들은 병원이 직접 고용한 정규직이 아니라 도급이나 위탁 형식의 간접고용 노동자들이어서 상대적으로 감염 위험에 더 노출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내 처음으로 1번 환자가 메르스 확진판정을 받은 5월20일 이후 22일이 지난 10일 현재 확진받은 의사와 간호사 등 의료진은 모두 9명이다. 이들은 대부분 병실이나 응급실에서 메르스 환자를 진료하는 과정에서 감염된 것으로 추정된다. 문제는 병원에 직접 고용되지 않아 관리망에서 빠져 있는 간접고용 노동자들이다.
16번 환자와 같은 병실에 머물던 환자를 간병하던 63살 여성이 지난 6일 메르스 확진 판정을 받은 뒤 이날까지 모두 다섯 명의 간병인이 메르스에 감연된 것으로 확인됐다. 7일과 9일에 각각 두 명씩 확진판정을 받는 등 시간이 갈수록 간병인 환자는 늘어나는 추세다. 8일에는 서울아산병원 주차장에서 응급실까지 잠깐 동안 6번 환자를 부축한 27살 청원경찰이 감염된 것으로 확인됐다.
노동계는 이들이 병원의 직접고용 노동자가 아닌 탓에 감염관리 대응 매뉴얼에서 빠져 있거나 다른 환자의 불안심리를 이유로 마스크를 쓰지 못하게 하는 등 감염관리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는 사실을 지적한다. 특히 간병인의 경우 병원과는 상관없이 환자들이 일시적으로 고용하는 특수고용 형태 신분이라 감염 관련 교육조차 제대로 받지 못한 채 병실에서 일을 하는 게 현실이다. 세 명의 간병인이 대청병원에서 환자를 돌보다 16번 환자한테서 감염돼, 돌봄받지 못 하는 돌봄 노동자의 현실을 그대로 드러내기도 했다.
보건의료노조는 10일 “감염 위험에 노출될 우려가 큰 간접고용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안전하게 지켜주는 것은 의료기관내 감염뿐만 아니라 지역사회 감염을 차단하기 위해서도 매우 중요하다”고 짚었다.
전종휘 기자 symbi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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